수천만원대 선물세트는 불티
사회복지시설 후원 크게 줄어
따뜻한 연대의 온정 이어지길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추석은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한 뒤 햇곡식으로 만든 송편과 술, 햇과일로 차려진 상을 통해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날이다.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강강술래, 줄다리기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기며 풍성한 결실을 자축하는 명절이기도 하다. 특히 이웃을 돌아보며 나눔 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올해는 추석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겁다. 1년 중 가장 넉넉하고 풍요로운 시기이지만, 일자리 사정이 악화하고 소득은 그대로인데 추석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경제 상황은 추석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0만명대로 떨어졌으며, 실업률도 2.0%를 기록해 지난 1999년 6월 실업 관련 구직 기간을 1주에서 4주로 변경한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같은 기간 청년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2개월 연속으로 감소해 청년 취업 시장의 한파가 가시지 않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하고도 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도 더해져 있다.
추석 장바구니 물가도 문제다. 봄과 여름의 이상 기후와 집중호우, 폭염, 태풍 등으로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가 수도권 지역 차례상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기간 중 전통시장에서는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약 3% 상승해 30만9000원으로 예상되며, 대형마트에서는 2% 상승한 40만3280원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이웃을 돌아보는 넉넉한 마음도 크게 줄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는 추석이 이른 편이어서 후원 기간이 짧아지고, 나눔의 손길도 줄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원대의 선물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선물 세트 예약 판매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손길은 썰렁하기만 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은 현재의 사회 경제적 어려움과 소득 격차 등의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 진정한 추석은 소외된 이웃과 함께 조그마한 정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송편 하나 구경 못 하는 소외된 이웃은 없는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노약자가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고 돕는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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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게 어려울 때일수록 세상의 인심이 중요하다. 우리 민족은 언제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콩 한 조각도 나눠 먹는 정을 베풀 줄 아는 민족이다. 삶의 무게에 지쳐 있는 이웃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나눔을 실천하는 추석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이런 정서가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고 연대로 가득한 곳으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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