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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요일日문화]여름에만 가능한 후지산 등반 인기…몰려드는 입산객은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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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신성한 산으로 숭배의 대상
입산객 몰리면서 쓰레기 등에 골머리

우리나라에 한라산이 있듯, 일본에서도 가장 높은 명산을 꼽으라면 단연 후지산일 텐데요. 후지산의 여름 등반 시즌이 시작되면서 일본 언론에서도 후지산에 관한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죠.


후지산은 사실 단순히 등반을 넘어 일본 내에서 역사나 문화적으로 많은 의미를 가진 곳인데요. 요즘 이 후지산이 밀려드는 등반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후지산 관련 뉴스로 시작해 오늘은 일본에서 후지산이 갖는 의미 등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타누키호수에서 바라본 후지산.

타누키호수에서 바라본 후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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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은 해발 3776m로 일본 최고봉 산입니다. 2300만년 전 해저 화산이 분화했고, 이 화산이 분화에 분화를 거듭한 끝에 만들어졌는데요. 2200만년 전을 마지막으로 정상 분화구의 마그마 분화는 없고, 1707년 산 다른 지역 분화가 관측됐으나 이후에는 분화가 없어 현재 휴화산으로 분류됩니다.


높은 명산이 그렇듯, 후지산도 정상에 쌓인 눈과 구름으로 신비한 느낌을 줍니다. 이 때문에 후지산은 예로부터 일본에서는 경외 또는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졌습니다.


후지산은 일본의 선사시대인 조몬시대에는 화산활동을 했던 산인데요. 후지산이 있는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에서는 당시 제사터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견되기도 했었습니다. 용암이 끓어오르고 불이 타오르는 화산 폭발의 모습에 사람들은 '신이 분노했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네요. 여기에 후지산이 864년에 대규모 분화를 일으키기도 하면서 후지산 인근 지역에는 분화를 진정시키기 위한 사당이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등산 애호가들이 찾는 곳이 됐는데요. 후지산의 정상까지 오르는 등반 코스는 7월 초부터 9월 초까지만 가능합니다. 올해는 9월 10일까지 등산이 가능한데요. 이 시기를 제외하고는 등반은 통제되며, 산 초입의 호수나 폭포를 둘러보는 정도만 가능합니다.


등반로는 보통 4개로 나뉘는데, 제일 많이 오르는 것은 야마나시현에서 시작하는 '요시다 트레일'입니다. 도쿄에서 버스로 등산로 입구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좋은데요, 이 코스로는 쉬지 않고 정상까지 올라갈 경우 소요 시간 6시간, 내려오는 데 4시간이 걸려 보통은 중간 산장에서 하루 묵는 등 이틀에 걸쳐 등산합니다.


후지산을 오르는 등반객들.(사진출처=NHK)

후지산을 오르는 등반객들.(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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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계 각지에서 등반객이 몰려들다 보니 후지산도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25년 전 후지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전, 후지산은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산'이라고도 일본 내에서 불렸습니다. 등산객이 등반이 허가된 2개월간 연간 510t이라는 쓰레기를 버리고 갔기 때문인데요. 등산로에 아예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됐죠.


이후 2013년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노력으로 나아진 듯 했으나, 최근 다시 이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이 재개된데다, 올해가 후지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은 해라 등반객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몰리게 된 것인데요.


하루 거쳐 가는 산장 예약은 이미 만실인데, 쉬지 않고 무박 2일 일정으로 등반을 하다가 결국 탈수 등으로 사고가 나는 사람이나, 화장실에서 자느라 주변 등산객에게 불편을 주는 사람 등으로 지방자치단체도 골머리를 앓는 상황입니다.


2000년대 초 후지산에 버려진 쓰레기들.(사진출처=일본 환경성)

2000년대 초 후지산에 버려진 쓰레기들.(사진출처=일본 환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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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후지산 폭발설 때문에 지자체는 비상이 걸린 상황인데요. 이에 야마나시현은 아예 지난 11일부터 요시다 루트에 사람이 많이 몰릴 경우 입산객을 통제하는 규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례가 없는 첫 규제입니다.


이 밖에도 후지산에 관광철도를 깔겠다는 계획이 발표돼 논란이 빚어지는 등, 후지산을 둘러싸고 수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연은 원래 아무 말이 없는데, 사람들만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네요. 모쪼록 후지산과 등반객들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올해 입산도 무사히 마무리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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