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취약한 비계 방식 무대
"하루 만에 안전 검토 불가능"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마지막을 장식할 K팝 콘서트가 11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촉박한 일정으로 공연 무대가 급하게 설치되면서 태풍으로 인한 안전사고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당초 6일 새만금 야영지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콘서트 행사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어 한차례 미뤄지고, 대원들이 태풍으로 인해 긴급 대피하면서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재차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잼버리 K팝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잼버리 K팝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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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조직위원회는 K팝 콘서트 개최 사흘 전인 8일부터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 S석 골대 앞에 무대 설치를 시작했다. 공개된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 내 사진상으로 콘서트 무대는 긴 젓가락을 트러스 구조로 촘촘하게 엮은 것처럼 보이는 ‘시스템 비계(飛階)’ 형태로 설치가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인 콘서트 무대의 높이나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콘서트 계획 및 진행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구조물 설치물 계획안 등은 아직 가진 게 없다”면서 “별도 준비 사항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콘서트가 열리는 11일은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대 설치 작업이 마무리되는 10일이 문제다. 가설구조물인 비계는 강풍에 취약하다는 단점 탓에 통상적으로 태풍 발생 시 전도 예방조치 대상물이다. 이날 서울과 경기북부내륙에는 최대순간풍속 15~25㎧에 달하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는데, 풍속 15㎧ 이상이면 간판이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 풍속 20~25㎧면 사람이 쉽게 걸을 수 없다. 다만 비계는 영구구조물이 아닌 탓에 태풍을 비롯한 재난과 관련된 별도 설치 기준이 없다.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영구구조물의 경우 평균 초속 30m에도 견딜 수 있게 지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지만, 가설구조물에 대한 기준은 따로 없다”면서 “태풍의 경로나 서울의 기상 상황을 확인한 후 공연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야외공연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사전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보완책을 마련하더라도 현장과 기상 등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전문가 검토를 통해 강풍에 의해 설치물이 탈락한다든가 하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면서 “전문가가 특성과 날씨 등을 충분히 고려해 검토하는데 걸리는 물리적 시간은 하루로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최 측과 시공하는 측에서 와이어 등 태풍에 대비한 보완책을 마련하더라도 전문 지식이 부족하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오늘 밤 태풍으로 공연 전에 이미 구조물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전문가들이 마지막으로 점검할 기회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태풍과 관련된 안전사고 우려를 인식하고 있지만,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각종 음향 장치라든지 무대라든지 그런 것들을 미리 설치해야 하는데 이러한 것들이 강풍에 무너지거나 쓰러지거나 그런 것이 사실 제일 큰 걱정”이라면서도 “여러 가지 결박을 한다든지 잘 덮어둔다든지 그래서 안전 조치를 철저하게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콘서트를 진행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취소하는 것을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조직위 측이 10일로 예정됐던 K팝 콘서트 리허설을 태풍 문제로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안전 문제를 고려해 잼버리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실외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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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1일 오후 7시부터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에는 뉴진스, NCT 드림, 있지(ITZY), 마마무, 더보이즈, 셔누&형원(몬스타엑스 유닛), 프로미스나인, 제로베이스원, 강다니엘, 권은비, 조유리, 피원하모니, 카드, 더뉴식스, ATBO, 싸이커스, 홀리뱅, 리베란테 등 모두 18개 팀의 출연이 확정됐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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