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여성에 사형 집행
인권단체 "생명권 침해 중단하라"

싱가포르 정부가 인권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약 사범에 대한 사형 집행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27일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전날 싱가포르 당국은 마약 밀매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56세 남성을 교수형에 처했다. 이 남성은 헤로인 약 50g을 밀매한 혐의로 2018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어 28일에는 싱가포르 여성(45)이 헤로인 30g을 밀매한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질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 여성을 교수형에 처한 것은 2004년이 마지막으로, 19년 만에 여성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사형 집행이 마약 방지에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고 믿고 있어서 싱가포르에서는 500g 이상의 대마와 15g 이상의 헤로인 거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싱가포르의 이 같은 무거운 처벌에 대해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이는 많은 국가가 점점 사형제를 폐지하는 추세에 맞지 않을뿐더러 사형 집행이 실질적인 마약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대책도 아니라는 것이 인권단체들의 주장이다.

싱가포르[사진출처=AP 연합뉴스]

싱가포르[사진출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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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연합(IFHR)은 "싱가포르 당국은 잘못된 마약 정책을 강박적으로 집행하는 노골적인 생명권 침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영국 버진그룹 회장인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도 "무고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면서 마약 사범에 대한 싱가포르의 사형 집행을 비판한 바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대마 1㎏을 밀매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사형을 선고받은 싱가포르 국적의 한 남성이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 사형수의 가족과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유죄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하기까지 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체포 당시 이 남성은 대마를 소지하지 않고 있었으며 마약 밀수범들과 연락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으나, 싱가포르 검찰은 그의 이름으로 된 전화번호가 마약 운반을 조종하는 데 쓰였다는 이유로 그를 마약 밀매 조직의 배후로 보았다. 이에 유엔까지 나서 사형 철회를 촉구했으나 결국 사형이 집행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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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2019년부터 사형 집행 건수가 없었으나 지난해 3월부터 집행을 재개했다. 28일 사형 집행 예정인 여성을 포함하면 지난해 3월 이후 마약 사범 15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는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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