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지원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 100억원의 기금을 받은 SK브로드밴드 측이 이를 '순자산 증가 거래'로 보고 법인세 수십억원을 부과한 세무당국에 불복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SK브로드밴드가 동수원세무서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25억여원 규모의 법인세 부과 처분 등 취소소송 1심에서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 비용도 세무당국이 부담토록 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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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티브로드는 2017년 3월 개인 대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중소PP 운영 및 지원을 위한 공동 협력 양해각서'를 맺었다. 티브로드는 기금 100억원을 이 전 회장으로부터 받아 2017년 9월~2019년 7월 21개 중소PP에 합계 38억3900만원을 지급했다. 2019년 12월 티브로드와 이 전 회장은 양해각서를 합의 해지했고, 티브로드는 미사용 정산금 61억7900만원을 이 전 회장에게 돌려줬다.


그런데 티브로드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당국은 "기부금과 그 이자 수입은 티브로드의 순자산을 증가시킨 거래로 인해 생긴 수익으로 봐야 한다"며 "반환금 61억여원은 이 전 회장에게 배당한 것으로서 소득 처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은 61억여원을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한 SK브로드밴드의 2020년 귀속 소득금액으로 통지했다. 동수원세무서는 SK브로드밴드에 2017년 사업연도 법인세 25억5535만여원을 내라고 통보했다.

SK브로드밴드는 불복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선 "양해각서에 따른 법률관계는 민법상 위임 또는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전된 100억원이 실질적으로 티브로드의 돈이 됐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법인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서 반환금을 이 전 회장에 대한 배당으로 소득처분한 소득금액 변동 통지 처분도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소득금액 변동 통지나 법인세 부과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며 SK브로드밴드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부금 100억원은 티브로드의 순자산을 증가시킨 거래로 인해 발생한 이익 또는 수입금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티브로드와 이 전 회장의 거래는 중소PP에 대한 지원 등 특정 목적을 위해 신탁자가 수탁자에게 신탁재산을 이전하고 수탁자가 이를 관리 및 처분하는 법률관계였다. 즉 신탁 또는 그와 유사한 성질을 가진 비전형계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여를 숨기기 위해 형식적으로 거래를 재구성한 것이라고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티브로드가 양해각서에서 정한 목적에 따라 기금을 중소PP 등을 위해 지출했고, 무관한 용도로 사용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티브로드 자산으로 회계처리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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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당국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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