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 다중추돌 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택시기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뺑소니 혐의에 대한 무죄를 인정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재판장 최태영)는 택시기사 A씨(79·남)에게 교통사고처리법 위반(치상) 혐의는 유죄로,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는 무죄로 보고 1심처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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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씨는 2021년 12월7일 낮 서울 서초구의 5차선 도로에서 전방에 멈춘 차량을 발견하고 급하게 차선을 바꿨다. 당시 도로엔 차량의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백색 실선이 20m 이상 그어져 있었다.


A씨가 차선을 바꾸면서 뒤따라오던 차량 3대가 순차적으로 급정지를 했다. 차량끼린 충돌하지 않았지만, 후미의 오토바이 운전자 B씨(53)가 가장 마지막에 멈춘 차량과 부딪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당시 B씨가 "세워요"라며 경적을 울렸지만, A씨는 바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A씨는 운전상 과실을 내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사는 "교통사고를 낸 A씨는 즉시 내려 사상자를 구호하고 자신의 인적 사항을 제공하는 등 조처를 했어야 한다"며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도 함께 기소했다.


1심은 교통사고처리법 위반(치상)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는 사고 사실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며 "A씨의 차량은 B씨와 아무런 접촉이 없었던 사고였고, 사고 지점도 A씨의 뒤쪽이라 이를 인식하기 어려웠다. 이 점은 수사기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A씨가 현장을 벗어날 때까지 사고 사실을 알았다고 볼 사정은 없다"며 "B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추격했다는 사정만으로 이 죄가 성립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뒤에서 진행하던 차들의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오토바이 운전자인 피해자가 다쳤을 가능성을 미필적으로 인식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A씨는 비접촉 사고란 이유만으로 현장을 이탈했다.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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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심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차량은 택시공제조합의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었고, 사고 직후 승객을 태우고 운행까지 했다"며 "A씨가 사고 당시 사고를 인식하고도 그대로 도망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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