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中企]①"생분해 빨대로 직원들이 자부심 가질 수 있는 회사 만들었죠"
생분해 빨대 만드는 중소기업 동일프라텍
직원들 일에 자부심 느낄 수 있느냐 우선시
친환경 카페 용품·다회용 친환경 생활용품으로 확장
경기도 파주시 적성산단에 위치한 동일프라텍 공장, 이곳에서 만드는 제품은 빨대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음료용 빨대가 이 공장의 생산품이다. 공장을 둘러보면 9대 압출성형기가 계속 돌아가며 하루 800만 개의 빨대를 만들고 있다. 기계 한 대에서 보통 1분에 600개를 만든다.
그런데 이곳은 다른 빨대 공장과는 사뭇 다르다. 공장이라면 으레 떠올리는 기름때는 물론 먼지 한 톨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만들고 있는 제품은 겉보기에는 여느 빨대와 같아 보이지만 실은 땅에서 생분해되는 빨대다. 차이를 만든 것은 빨대는 음료보다 입에 먼저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식품 제조과정처럼 위생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과 공들여 만든 제품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면 안 된다는 자각이다. 김지현 대표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김 대표는 "동일프라텍은 생분해성 친환경 빨대에 대한 환경표지인증을 획득하며 친환경 생분해 빨대를 상용화했다"고 말했다. 땅에 묻으면 6개월 안에 사라져 자연으로 돌아가는 빨대, 당연히 기존 플라스틱 빨대보다 환경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제품 가격은 3배 차이가 난다. 원료만 보면 5배 비싸다. 카페와 음식점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은 지난해 11월부터 금지됐지만 1년 동안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계도기간을 둔 탓에 아직은 수요가 활발하지 않다. 김 대표는 2018년부터 이 시장을 준비해 왔다.
2010년 창업한 동일프라텍도 처음에는 플라스틱 빨대가 주력이었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대상으로 납품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생분해 빨대로 방향을 튼 것은 김 대표가 우연히 본 영상 때문이었다. 미국 해양생물학 연구팀이 유튜브에 게시한 이 영상은 바다거북이가 콧속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김 대표는 충격을 받았고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됐다. 김 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2018년부터 생분해 빨대 개발을 시작한 이유다. 10개월 동안 연구개발에만 매달리며 수많은 재료를 테스트했다. 주원료는 녹말로 하기로 했다. 식물에서 나오는 전분을 발효해서 만든다. 그러면서도 기존 플라스틱 빨대와 사용감이 같도록 만들었다. 종이 빨대처럼 맛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게 2019년 3월 생분해 빨대 브랜드 '디앙'을 선보일 수 있었다. 10주 안에 분해돼야 하는 조건의 유럽 생분해 인증도 받았다. 한국 기준은 180일이다.
생분해 빨대를 출시한 뒤 회사의 매출 구조는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플라스틱 빨대만으로 30억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금은 플라스틱 빨대를 줄이면서 생분해 빨대 비중을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생분해 빨대는 그동안 전체에서 20~30%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올해 과태료가 부과되면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생분해 소재 빨대 시장은 계도기간이 끝나는 올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열린다. "지금은 선뜻 못 바꾸고 있는데 규제가 시작되면 프랜차이즈 등도 움직일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열심히 만든 제품이 환경오염 주범으로 몰려 고개 숙였지만, 이 위기는 동일프라텍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날 기회가 됐다. 그 과정에서 김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빨대에서 단계별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데도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직원들이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느냐다. 동일프라텍은 우선 친환경 카페 용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친환경 카페 컨설팅과 교육도 한다. 다회용 친환경 생활용품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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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프라텍에 올해는 실제 규제 적용을 앞둔 중요한 시기다. 김 대표는 "큰 변화 속에서 우리 제품이 빛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아직은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아도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실제 구매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디앙'이 떠오를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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