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방류 불안감↑…수산물·소금 '반짝 수요'
롯데마트, 수산물 매출 10% 증가
방류 시점부터 매출 직격탄 '우려'
유통·식품·급식업계 자구책 마련
정부 차원의 대책 미흡 비판도
회사원 김성권씨(33)는 최근 회, 초밥 등 수산물을 자주 먹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안 방류가 시작되기 전에 일단 많이 먹어두자는 생각에서다. 김 씨는 "실제로 안전한지는 나중에나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냐. 방류가 되면 당분간 수산물을 먹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설명이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대형마트에서 수산물과 소금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해산물 섭취를 일시적으로 늘렸고, 소금 역시 미리 구매해놓으려고 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2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수산물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5%, 전월 대비 10% 상승했다. 회와 초밥은 지난해, 지난달과 유사한 수준이거나 5% 정도 늘었다. 홈플러스에서는 수산물 판매가 전년과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전월보다는 4% 신장했다. 이마트에서는 수산물, 회, 초밥 매출이 보합 수준이었다.
소금 수요는 급격히 늘어 가격이 급등했다. 이마트에서는 소금 매출이 전월 대비 89.8%, 천일염은 136.3%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소금 판매가 지난달보다 80%, 홈플러스에서는 200%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굵은 소금 소매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5㎏에 1만4562원으로, 1년 전 1만1224원보다 29.7% 비싸고 평년의 7946원과 비교하면 83.2% 높아졌다.
때아닌 소금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대형마트들은 물량 확보와 구매 제한에 나섰다. 이마트는 평소보다 평소 대비 3~4배 많은 물량을 일 단위로 점포에 입점시키고, 1kg 이상 대용량에 대해 1인당 2개 구매 제한을 시행 중이다. 롯데마트에서는 천일염 상품에 한해, 홈플러스는 소금 상품 전체에 대해 1인당 1개만 구매할 수 있다.
유통업계에선 오염수 방류가 시점부터 수산물 매출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2013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누출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국내 수산물 생산·판매액은 전년 대비 4600억여원 줄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금은 올해 김장철 대비한 사재기 수요가 있는 것"이라며 "수산물 매출은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을 때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수산 매장에 방사능 측정기기를 도입해 판매 제품을 전수 검사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산 굴비·갈치·옥돔 등 물량을 사전에 확보해놨고, 대서양이나 지중해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를 꾀한다. 현대백화점은 점포별로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해 안전 검사를 시행한다. 이마트는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대응 단계별로 검사 건수를 상향 조정한다. 상품 입점 전에는 물류센터에서 간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다음날 상품안전센터에서 정밀 기기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다. 롯데마트는 롯데안전센터에서 주요포구별 샘플에 대해 분기별 1회 진행하던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주 4회로 확대했고, 향후 방류 시점에는 검사 횟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하반기부터 물류센터에서 자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식품업계와 급식업체도 선제 대응에 나섰다. 동원은 원재료와 완제품 방사능 검사 품목을 2배 늘렸고, 검사 주기를 매월 1회 또는 분기별 1회로 강화했다. 공인기관인 내부 식품 안전센터 외에 외부 공인기관의 방사능 검사를 추가로 진행한다. 아워홈은 지난 4월 일반수산물 전 품목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완료했으며 이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가자미, 삼치, 고등어 등 냉동 어류의 경우 최소 4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비축분을 확보했다. CJ프레시웨이는 당분간 국내 수요가 높은 대중성 어종에 대해 북유럽 등 원양산 대체 품목 수급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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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의 국민 불안 해소 노력과 실질적 대책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든 판매처의 수산물을 해양수산부 산하 연구소에서 방사능 검사를 해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바다에서도 오염도를 측정해서 미세먼지처럼 알리면 되지 않느냐"며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이 부족하고, 정치권은 불안만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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