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탈레반 제재 수단으로 왓츠앱 차단
왓츠앱 의존해온 탈레반, 통신에 어려움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스마트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을 맞았다. 주요 소통 수단이었던 미국의 메신저앱 ‘왓츠앱’(Whatsapp)을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왓츠앱이 탈레반 제재에 동참하면서 탈레반이 통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부터 왓츠앱은 탈레반 정부 소속의 주요 인사와 군 장교, 경찰, 주요 공무원 등의 계정을 차단했다. 탈레반이 인권 유린과 여성 탄압 등으로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왓츠앱 측은 “그룹 이름과 프로필 사진 등을 근거로 탈레반 이용자를 식별하고 계정을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온라인 차단 공격을 통한 탈레반 제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8월에도 탈레반이 내·외부 인사들에게 공식 메시지를 전달할 때 이용하던 5개 사이트가 접속이 제한됐다.


아울러 최근 2년 사이에 아프가니스탄에서 4G 통신망이 개선되고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면서 이런 제재의 효과가 커지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가 소유한 왓츠앱은 문자 메시지, 인터넷 전화, 멀티미디어 전송 등을 할 수 있다. 통화 품질이 안정적이며 속도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70% 이상이 왓츠앱을 사용해 서로 연락하고 있으며, 외국에 나간 친척 지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군인들 [이미지 출처=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군인들 [이미지 출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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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탈레반 정부는 위성 인터넷 통신망 해킹까지 감행해가며 사실상 공식적인 통신 수단을 왓츠앱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자체 제재 뿐 아니라 서방 주요 국가와의 국제 공조까지 나서면서 왓츠앱 이용이 어려워졌다.


탈레반 정부 인사들은 왓츠앱이 기존 계정을 차단하면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접속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애쓰고 있지만, 왓츠앱 측은 그때마다 새로운 계정을 다시 찾아내 차단하고 있다.


NYT는 “같은 인물의 두 번째, 세 번째 계정을 찾아내는 것 정도는 디지털 통신 데이터 전체를 관리하는 메타 입장에서는 아주 쉬운 일”이라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한 지역의 한 공무원은 :왓츠앱에 50명이 있는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40~45명이 차단당했다”며 “나 역시 차단당해서 상당한 양의 데이터가 유실됐다”고 하소연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 바글란 지역의 샤르 아메드 부르하니 경찰 대변인은 “내게 왓츠앱은 거의 전부나 다름없다”면서 “모든 일이 왓츠앱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게 차단된 것은 행정과 경찰 기능이 전부 중지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 왓츠앱이 없다면 우리 정부와 비정부 업무는 마비될 것”이라며 “앱 하나조차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미국의 제재는 아무리 해도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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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미국은 대규모 경제 제재가 아니더라도 아주 손쉬운 방법으로 탈레반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탈레반 정권이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결과물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탈레반을 정식 정부로 인정한 국가는 없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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