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밀린 임금도 재고용 기간까지 지급해야"

부당해고를 인정받은 근로자에게도 정년퇴직한 직원을 일정 기간 계약직으로 재고용해주는 제도를 적용해 해당 기간의 임금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번 대법원 판단은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선언하고, 그러한 기대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에 관해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다.

대법 "정년 뒤 ‘계약직 연장제도’ 있다면, 재고용 기대권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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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가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철소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3년 해고됐으나, 법원에서 부당해고로 인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밀린 임금을 지급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정년퇴직한 직원을 일정 기간 계약직으로 재고용해주는 제도를 A씨에게도 적용해 밀린 임금을 산정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이 회사는 근로자의 정년을 만 57세로 정하되 정년 이후 기간제 근로자로 다시 고용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운용했다.


1심은 정년 이전 기간에 대한 임금에 대해서는 A씨의 청구를 대부분 받아들였지만, 정년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은 당연히 재취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2심은 정년 이전 기간에 대해서는 물론, 정년 이후 기간 임금분에 대해서도 지급해야 한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정년퇴직 후 재채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인정되며, 재채용 배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기간제로 재채용된 이후 1년 또는 6개월 단위로 거듭 재채용 평가를 받았더라도 계약이 갱신되지 못했으리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 일정한 요건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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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고 판시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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