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서 벌어진 일 두고 갑론을박
판사 측 "54분 동안 60회 경고했다"
일각에선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도

미국에서 판사가 법원에서 재판받던 중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던 피고인의 입에 테이프를 붙인 일이 발생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등은 지난 2018년 7월 진행된 오하이오주의 한 재판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촬영된 지 약 5년이 지났으나, 최근 미국 누리꾼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상 속 피고인 프랭클린 윌리엄스(당시 32)는 중범죄로 기소됐으나, 재판 내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공판 과정을 방해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발언 기회가 오지 않았음에도 계속해서 변명을 늘어놓은 것이다.


자신의 발언 차례가 아닌데도 변명을 늘어놓은 피고인의 입을 봉한 모습. [이미지출처=폭스뉴스 유튜브]

자신의 발언 차례가 아닌데도 변명을 늘어놓은 피고인의 입을 봉한 모습. [이미지출처=폭스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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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입 다물라. 차례가 되면 그때 발언 기회를 주겠다"라고 한 차례 경고했으나, 윌리엄스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변호인조차 윌리엄스를 말리지 못했다.

판사는 이후로도 계속해서 윌리엄스에게 정숙을 요구했으나, 윌리엄스가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보안관리요원들을 향해 "피고인의 입에 테이프를 붙여라"라고 지시했다.


요원들이 윌리엄스의 입을 봉합하고 난 뒤 판사는 "일단 입에 테이프를 붙여놓겠다"라며 "이후 발언 기회가 되면 그때 떼줄 것"이라고 말한 뒤 재판을 이어갔다.


해당 재판 당시 윌리엄스는 강도, 납치, 절도, 신용카드 불법 사용, 무기 불법 사용 등 여러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을 맡았던 판사는 윌리엄스에게 2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테이프 조치'를 두고선 '적절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윌리엄스 또한 재판장을 나선 뒤 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헌법상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윌리엄스 재판을 맡은 판사 또한 논란이 커지자 직접 성명을 내고 "나의 당시 결정은 다른 모든 시도가 실패한 뒤에 이뤄진 것"이라며 "당신(윌리엄스)은 54분 동안 60회 이상에 걸쳐 이뤄진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법원의 법적 절차를 방해해 왔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 판사는 당시 재판에서 손을 떼야만 했다.


이 재판을 영상으로 접한 미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피고가 법정의 혼란을 초래해 벌어진 일이니, 판사 탓이 아니다"라는 옹호론이 있는가 하면, 피고인이 흑인이라는 점에서 인종차별적 조치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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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에선 재판에 큰 방해가 될 경우, 판사 재량으로 피고인의 입을 물리적으로 봉할 수 있다. 2009년 9월 오하이오주 스타크 카운티 캔턴 법원에서도 한 판사가 법원에서 계속 투덜거리는 피고인의 입에 테이프를 붙인 바 있다. 그러나 이 권한은 사용될 때마다 논란이 일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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