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댈리, 그리고 포포프…‘이변의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 2009년 PGA챔피언십서 우즈 제압
댈리 1991년 대기선수 출전 우승 신화 연출
포포프 2020년 AIG여자오픈서 희귀병 극복
메이저 챔피언. 쉽지 않은 도전이다. 전 세계 투어를 주름잡고도 메이저 대회에서 존재감이 없는 선수가 있다. 리 웨스트우드(미국)가 대표적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에서 27승을 올린 특급선수다. 일본과 아시안(APGA)투어 등을 포함하면 무려 46승을 수확했다. 그러나 메이저에선 마스터스와 디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반면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단숨에 스타가 된 선수도 있다. 역대 이변의 메이저 챔피언이다.
‘바람의 사나이’ 양용은이 대표적이다. 그는 2009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골프장에서 끝난 PGA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울리고 우승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의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양용은은 특히 2006년 DP월드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우즈를 꺾은 데 이어 이번에는 아예 우즈와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끝에 정상에 등극했다.
양용은은 최종일 14번 홀에서 피칭 웨지를 잡고 20m짜리 이글을 성공시켰고, 1타 차로 앞선 마지막 18번 홀(이상 파4)에서는 ‘올해의 샷’에 선정될 만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양용은은 210야드를 남기고 하이브리드클럽으로 샷을 날려 홀 2m에 붙이며 버디를 낚았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타이거 킬러’ 양용은의 PGA챔피언십 제패를 스포츠 역사상 세 번째의 큰 이변으로 꼽았다.
‘풍운아’ 존 댈리(미국)는 1991년 PGA챔피언십에서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었다. 댈리는 미국 인디애나주 카멜의 크룩트스틱골프장에서 열린 이 대회의 출전권이 없었다. 9번째 대기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하늘이 도왔다. 닉 프라이스(남아공)가 자녀 출산을 이유로 갑자기 기권해 댈리에게 기회가 왔다. 그는 밤새 차를 몰고 도착해 PGA챔피언십에 나섰다.
당시 댈리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연습 라운드도 소화하지 못하고 대회에 등판했다. 댈리는 첫날 공동 5위로 시작해 둘째 날 1타 차 선두로 도약했고, 마지막날 브루스 리츠케(미국)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댈리는 1995년 디오픈에서도 우승해 특급스타로 떠올랐지만 수차례 이혼 경력, 알코올 중독, 도박 등 갖가지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선 소피아 포포프(독일)가 메이저 역대 최고 이변을 연출했다. 2020년 스코틀랜드 트룬의 로열트룬골프장에서 펼쳐진 AIG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독일 국적 선수로는 첫 LPGA투어 메이저 우승자가 됐다. 당시 포포프의 세계랭킹은 304위였다. 2006년 세계랭킹이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순위의 메이저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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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프는 돈을 벌기 위해 미니투어와 캐디 생활까지 했다. 우승 직후 신인 시절 투병 생활이 공개됐다. 2015년 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몸무게가 11㎏ 이상 빠져서 병원을 스무 군데 정도 돌아다녔다. 병명은 라임병이다. 진드기가 옮기는 ‘보렐리아균’ 감염이 원인이다. 포포프는 "심할 경우 10가지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며 "정확한 병명을 몰랐기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털어놨다. 우승상금 67만5000달러(약 8억6000만원), 평생 벌었던 10만8051달러(약 1억4000만원)의 6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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