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가맹점, 동일 제품만 선택 가능
"본사 정책 변경"이라며 책임 전가
골치 아픈 본사 "바꿔주는 게 맞아"
교환권 정책, 명확하게 정리 필요

이보라(32·가명)씨는 직장 동료로부터 받은 아이스크림 케이크 모바일 교환권을 제품으로 교환하려고 집 근처의 베스킨라빈스 가게를 방문했다가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이씨는 혼자 사는 관계로 부피가 큰 케이크를 냉동실에 두고 먹기가 부담스러워서 여러 개의 낱개 디저트로 교환하고자 했지만, 직원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직원은 본사에서 지난 4월부터 교환권 교환 방침이 변경돼 기재된 제품으로만 교환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이씨는 다른 지점이나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에서는 같은 금액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교환할 수 있었던 경험이 있어서 이 가맹점의 거절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국 이씨는 해당 가맹점에서 아무 제품도 교환하지 못하고 나와서 다른 지역의 가맹점에서 케이크 교환권을 여러 개의 디저트로 교환했다.


최근 서울의 한 베스킨라빈스 가맹점에 "모바일 교환권은 기재된 제품으로만 교환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최근 서울의 한 베스킨라빈스 가맹점에 "모바일 교환권은 기재된 제품으로만 교환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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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의 베스킨라빈스 일부 가맹점들이 케이크 모바일 교환권을 이용한 등가교환(쿠폰 가격만큼 다른 제품을 사는 것)을 거절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본사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맹점들에게 원하는 대로 제품을 교환해 주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이는 구두로 된 조치일 뿐 가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베스킨라빈스 일부 가맹점에서는 "모바일 교환권은 기재된 제품으로만 교환가능하고, 기재된 제품이 ‘품절’일 경우 같은 제품군으로만 교환이 가능하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 가맹점은 소비자에게 "본사의 정책이 지난 4월부터 변경됐기 때문"이라며 모든 책임을 본사에 떠넘겼다.


하지만 본사는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베스킨라빈스 관계자는 "현행 권고사항은 모바일 교환권에 기재된 제품과 판매 금액이 같은 제품이 있다면 교환해 주는 것이 올바르며, 그렇지 않은 경우 해당 금액에 맞는 제품으로 교환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4월에 전국의 가맹점에 공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가맹점들이 주장하는 제품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정책 변경은 없었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일부 가맹점들이 제품 교환에 제한을 두는 이유로 "가맹 본부의 정책에 협조적으로 맞춰주기 싫다"는 주장이 언급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맹점주는 "본사 측이 잦은 행사와 관련된 비용 및 배달비 등을 가맹점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일종의 보이콧"이라고 항변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본사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진행 중인 ‘31데이’ 프로모션에 일부 가맹점주들이 불참하는 행보와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


베스킨라빈스는 매달 31일을 '31데이'로 지정해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지난달 31일에는 일부 가맹점들이 본사의 잦은 행사로 인해 가맹점의 비용 부담이 많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들 가맹점은 최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가입한 가맹점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베스킨라빈스 본사 측은 31데이 행사에서 사이즈업 그레이드시, 가맹본부가 프로모션에 필요한 아이스크림을 전액 부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과 가맹점 간의 문제를 기업과 가맹점의 재량에 따라 처리돼야 할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교환권에 명시된 내용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본부가 일일이 점주들에게 제재할 권한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맹점은 본사의 정책과 규정을 따라 운영해야 하지만, 때로는 가맹점 자체의 이익과 운영상의 편의를 우선시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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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본부와 가맹점주 간의 상생이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양측의 불협화음이 소비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소비자들은 모바일 교환권도 현금과 유사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매장에서 다른 제품으로 대체되지 않는다면 사기당한 것처럼 느껴지며, 이는 해당 매장뿐만 아니라 전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잃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점이 살아야 본부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소통해 모바일 교환권과 관련된 정책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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