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中 IPO 시장서 죽쑤는 글로벌 은행
딜로직 분석
올 들어 외국계 은행 IPO 참여율 1.2%
올 들어 중국 본토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외국계 은행의 참여 비율이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폐쇄적인 금융시스템 운영에,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외국계 은행의 중국 본토 시장 진출이 급격히 위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본토의 신규 IPO 시장 조달액은 총 260억 달러로 이 중 외국계 은행이 주관사로 참여한 거래는 1.2%인 2억9700만 달러에 그친다.
이는 딜로직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09년만 해도 40.8%에 달했던 외국계 은행의 IPO 시장 참여 비율은 2019년 19.3%, 2021년 5.4%에 이어 올 들어선 1%대까지 하락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 109건에 이르는 중국 본토 기업 상장에 주관사로 참여한 외국계 은행은 크레디 스위스(CS)와 도이체방크 두 군데다. 미국 은행은 한 곳도 주관사로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 금융회사들이 그동안 외국계 금융사와의 합작사 설립을 통해 금융 노하우를 이식받아 경쟁력을 갖춘 영향이 크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봉쇄로 해외 본사와 중국 지사와의 소통이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줬다. 근본적으로는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 본토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금융 전문가인 프레이저 호위는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든 환경"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냉전으로 세계가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됐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계 은행의 참여 금지나 명백한 위험을 언급한 규제는 없다. 하지만 상장을 추진하는 많은 기업들에겐 외국계 은행보다는 현지 주관사와 거래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에 대한 엄격한 실사가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외국계 은행의 내부 기준에 맞는 수준의 실사를 진행하기 어려워 중국 기업의 IPO 주관을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글로벌 은행의 아시아 투자은행 부문 임원은 "미국 상장시 우리가 충족해야 할 기준에 맞춰 운영한다"며 "중국 기업에 대한 독립적인 실사를 원하지만 서방은행처럼 독립적인 실사가 가능한지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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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로벌 은행의 아시아 지역 임원은 "글로벌 은행은 (중국) 지사를 두고 있지만 현지 거래에 관여하는 곳은 거의 없다"며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대형 은행들은 중국 본토 기업 거래에 참여하든지 아니면 (중국) 사업을 중단하고 자원을 다른 곳에 재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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