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오충현 교수. 산림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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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생물학과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 교수는 1988년 ‘생물다양성’ 제하의 저서를 발간해 생물다양성이 세계 자연환경보전의 중요한 원칙이 되는데 기여했다.


이후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환경정상회의에서는 지구 차원의 생물다양성 유지를 위한 생물다양성 협약이 채택됐고, 2005년 UN에서는 새 천년 생태계서비스 평가 보고서가 발간됐다.

보고서는 생태계 서비스가 인간의 행복, 삶의 질 향상,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인 생태계 기능과 편익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60%가량이 훼손된 점을 지적한다. 또 지속가능한 생태계 서비스 유지를 위해서는 과학적인 연구와 국제적인 공동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리나라가 가진 자연 자원 중 생태계 서비스 제공에서 가장 역할이 큰 자원은 산림이다. 우리나라에서 산림은 단순한 자연 자원을 넘어 국민의 안식처 역할을 한다. 이면에 사유림 산주는 산림의 공익기능 유지를 위해 스스로 비용과 노력을 부담해야 하는 동시에 벌채 금지 등 행위에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정작 산림(사유림)의 소유주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처럼 생태계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다를 때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제도가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다.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는 쉽게 말해 생산자에게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는 제도다.


비용의 지불은 소비 주체가 직접 지불하는 경우도 있고, 국가가 대신 지불해주는 경우도 있다. 다만 생태계 서비스 소비자가 불특정 다수의 국민인 경우는 국가가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가 도입됐다. 이 법에서 정한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는 국립공원 등 산림 보호지역에 거주하는 주민과 토지소유주가 생태계 서비스 보전 및 증진 활동을 할 때 보상비용을 지급토록 한다.


하지만 계약을 통해 특정한 활동을 할 때만 비용을 지급하는 점은, 실질적으로는 토지 소유에 대한 보상보다는 보전 활동에 따른 보상으로 국한되는 개념적 한계를 갖게 한다.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가 활동 보상을 넘어 토지 소유주가 해당 토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지 않고, 국민에게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보전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산림이 연간 259조원의 공익적 가치를 가졌다고 발표했다. 국민 1인당 연간 499만원의 공익적 산림 혜택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국민이 산림의 공익적 혜택을 고르게 누리는 것과 다르게 우리나라 산림의 67%를 소유하고 있는 사유림 산주는 사유재산 개발의 제한을 받아 국가가 산주에게 국민을 대신해 산림 생태계서비스 제공에 대한 비용을 보상해야 하는 명분을 만든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도 ‘산림 공익가치 보전지불제’라는 이름으로 ‘산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우리 국민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게 산림 생태계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서는 그간 개발에서 소외됐던 산주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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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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