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만 빛난 상반기 IPO 시장…주관 실적은 한국·삼성·미래 3파전
1위 한국투자증권, 2575억원 규모 7개사 상장 주관
KB·NH증권, 하반기 대형주 상장으로 순위 역전 노려
올해 들어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지난해 하반기 IPO 시장이 부진했던 탓에 올해 상반기 전망도 어두웠다. 유망한 중 소형주가 잇따라 국내 증시에 입성하면서 공모주 청약에 시중 자금이 몰렸다. IPO 주관사 순위 경쟁도 치열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주관 실적 2000억원을 돌파하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지난해 1위를 기록했던 KB증권은 아직 순위권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올 하반기 대어급 공모주 상장으로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리츠를 포함해 총 7개사 상장을 주관했다. 주관 실적은 2575억원 가량이며 금액 기준 점유율은 23.0%로 집계했다. 지난 8일 화장품 업체 마녀공장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1위 자리를 빼앗았다. 올해 상장 주관사를 맡은 오브젠·제이오·나노팀·마이크로투나노·마녀공장 등은 상장 이후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마녀공장은 상장 첫날 공모가 1만6000원 대비 160% 오른 4만1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9일에는 12.74% 급등한 4만6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주 투자자 사이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선정한 신규주에 대한 인기가 높은 이유다. 마녀공장 일반투자자 청약에 5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렸다. 청약경쟁률은 1265.33대 1에 달했다.
올해 IPO 시장에서 중소형주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국투자증권은 IB부문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비상장 기업에 대한 프리IPO 투자에 적극적인 증권사 가운데 하나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과거 주식자본시장(ECM) 본부 상무 시절 비상장 기업 CEO 모임 '진우회(眞友會)'를 결성했다. 프리IPO나 IPO 등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을 꾸준히 제공했다. 끈끈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 대해선 직접 투자하면서 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덕분에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최신호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은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유망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을 대상으로 최적의 시점에 IPO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큰 관심과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뒤를 이어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주관 실적 2301억원, 204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4일 상장한 기가비스 대표 주관사를 맡으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기가비스는 신규 상장사 가운데 공모 규모가 가장 컸다. IPO로 954억원을 조달했다.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으로 10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주관 실적에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비중이 컸다. 올해 들어 미래에셋드림스팩 1호와 미래에셋비전스팩 1호·2호 등이 상장했다. 미래에셋드림스팩 1호 공모 규모는 700억원에 달했다. 2010년 국내에서 스팩 제도를 도입한 이후로 코스닥에 상장한 스팩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스팩을 포함해도 두번째다. 주요 공제회와 보험사 등 대규모 운용사가 대규모 물량을 받아갔다. 대규모 스팩 상장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증권의 저력을 입증했다.
중위권 경쟁도 치열하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리츠와 티이엠씨 등을 주관하면서 주관 실적 1084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589억원)·신영증권(495억원)·신한투자증권(416억원)·대신증권(391억원) 등이 중위권을 형성했다.
올해 IPO 시장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1위 KB증권과 전통의 강호 NH투자증권이 순위권에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컬리·오아시스·케이뱅크 등 대어급 공모주가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여파다. KB증권은 LG CNS·LS머트리얼즈·두산로보틱스 등이 상장하면 선두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 NH투자증권도 SK에코플랜트와 파두 등의 주관 업무를 맡고 있어 순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주관사를 맡은 서울보증보험이 이달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시가총액을 2조~3조원으로 예상하는 만큼 순위 경쟁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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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비중은 올해 5월 누계 기준으로 73.9%"라며 "지난해 부진을 벗어나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PO 시장은 기관 투자가가 투자할 만한 대어급 및 중견기업의 IPO 추진이 재개될 시점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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