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23일 합천서 ‘마늘 스마트 기계화 연·전시회’
줄기절단기·수확기 등 밭작물기계 12종 선보여
가격경쟁력은 과제…구매보다 임차 방식 정착 추진

“기계가 좋기는 좋네! 자동으로 마늘에 붙은 흙도 털어주고!”


23일 경상남도 합천군 마늘밭에서 열린 ‘마늘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 현장 연·전시회’ 현장. 마늘을 캐내어 올리는 동시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수집하는 트랙터를 보며 농업 관계자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마늘 냄새가 짙었던 이 날 현장에는 이런 수집기 외에도 밭작물기계 12종의 연·전시가 이뤄졌다. 농촌진흥청이 합천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윤석열 정부 1년, 국정과제 현장점검’ 일환으로 마늘과 양파 생산기계의 현장 기술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농진청·지방농촌진흥기관 관계자와 농업인 등 100여명이 모였다.

합천은 창녕군과 함께 전국 최대 마늘 산지로 꼽히지만, 작업별 기계화율은 단계마다 들쭉날쭉하다. 경운·정지(98%)나 굴취(95%)의 경우 100%에 가깝지만, 파종(3%)이나 수집(2%), 줄기절단(10%) 등은 그 비율이 현저히 낮다. 마늘 보관을 위한 건조 역시 기계화율이 45%로 절반이 채 안 된다. 조재호 농진청장은 “비율이 낮은 단계에 필요한 기계를 적극 보급하고 활용률을 높여, 전 단계에서 기계화율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인 ‘농업의 미래성장 산업화’와도 이어진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기계로 하는 마늘 농작업은 파종준비-파종-재배관리-줄기절단-수확-건조-저장 등의 과정을 거친다. 이날 연·전시회에서는 재배관리부터 저장까지 하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먼저 소개된 자율직진주행장치는 핸들로 조종하는 농기계에 장착한 자율주행 보조장치였다. GPS, 관성측정장치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주행을 보조하는 장치로, 사용자가 시작점과 끝점을 입력하면 두 점을 연결한 직선을 기반으로 주행 경로가 생성되고 이를 따라 직진 주행을 도와준다.


정밀재배장치인 비산저감형 드론방제기는 공기흡입형 노즐이 부착된 드론으로, 공중 농약 살포시 약제가 바람에 날리는 양을 30% 이상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농약 살포시 약제 용액에 공기를 주입해 작물 표면 부착률도 높였다. 농진청이 개발한 이 드론은 15분 만에 100a 규모 밭에 농약을 뿌릴 수 있다. 자주식 다기능 정밀 관개 시스템은 토양 수분 진단을 기반으로 물이 이미 많은 토양은 물을 덜 주고, 적은 토양은 많이 뿌림으로써 맞춤형으로 물 관리를 한다.

마늘 줄기 절단기. 사진=농촌진흥청

마늘 줄기 절단기. 사진=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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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소개된 줄기절단기는 승용관리기나 트랙터에 부착하는 형태다. 작동시키면 기계가 이동하면서 마늘에 달린 줄기를 자동으로 끊는다. 유압장치가 있어 절단할 마늘 줄기의 길이 자체를 조절할 수도 있다. 1시간 안에 10a 규모의 작업을 할 수 있어 기존에 농가에서 수작업으로 일일이 줄기를 가위로 자르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농진청은 이날 굴취 수확기 3종과 수집기 2종도 선보였다. 특히 농기계 전문 제작업체 ‘불스’가 내놓은 마늘 수집기에는 조재호 농진청장이 직접 시승해, 기계가 굴취된 마늘을 수집해 톤백에 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수확한 마늘을 건조하고 저장할 수 있는 차압송풍예건장치와 저온저장시설이 소개됐다. 수확된 마늘을 바로 저장하면 습기 때문에 쉽게 부패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말리는 작업(예건)을 거쳐야 한다. 그동안 노지에서 예건을 많이 했지만, 비가 오거나 고열에 노출되면 손상될 가능성이 높았다. 차압식송풍예건장치는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기계다. 장치 뒤쪽에 마늘을 적재하고 비닐을 감싼 후에 송풍 장치를 돌리면 내부에 공기가 순환하면서 예건 작업이 이뤄진다. 이렇게 예건한 마늘은 저온저장시설에 보관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예건장치과 저장시설을 합한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이날 “마늘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을 적용해 생산하면 관행 대비 노동력은 67%, 생산 비용은 47%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생산비 절감을 통한 농가 소득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이날 선보인 기계들로 마늘을 재배할 시 10a 기준으로 노동 시간을 250.8시간에서 81.7시간으로, 비용은 403만 4000원에서 212만 7000원으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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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은 2026년 밭작물 기계화율 77.5% 달성을 목표로 작물별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 개발 및 현장 보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격경쟁력 제고 등 기계화 확산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이날 연시회 직후 진행된 청장-농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남영조 불스 대표이사는 “국내 농기계 장비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중견기업도 아닌 10인 미만 소기업인데, 일본산 기계와 현장에선 치열히 경쟁 중”이라며 “국내 기업 제품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시범사업, 기술개발지원 등을 통해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조 청장은 “농기계 회사에도 큰 기계를 만드는 대기업과 부착기를 만드는 중소기업이 있는데, 기업들이 상생할 방안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주산지 중심으로 농기계 회사와 현장, 농진청의 협업이 필요하겠다”고 답했다.

"드론이 농약 뿌리고 기계가 물 주고"…합천에서 만난 미래 마늘 농업 원본보기 아이콘

이날 연시회에 나온 기계 가격이 수백만원부터 약 1억원 사이에 포진해 실질적으로 농가에 부담이 많다는 한 농업인의 의견도 있었다. 조 청장은 “합천 등 주산지에서는 기계 사용이 촉진될 필요가 있어 정부 차원의 보조금을 받을 여지가 있고, 작은 농가의 경우 구매의 부담을 안기기보다는 농기계 임대사업소에서 부착기를 임차해 쓸 수 있게 하는 방식을 먼저 정착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조 청장은 “지난 1년간 밭작물 기계화 재배모델 개발을 위해 연구와 지도, 중앙과 지방, 생산에서 소비까지 전체 단계에 걸쳐 많은 전문가가 연계돼 연구개발을 해왔고, 성과도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기계화 재배모델을 마늘·양파에서 주요 밭작물로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23일 경남 합천 마늘 생산 기계 연시회에서 자주식 다기능 정밀 관개시스템 시연을 바라보는 조재호 농촌진흥청장(가운데)과 농업 관계자들. 사진=농촌진흥청

23일 경남 합천 마늘 생산 기계 연시회에서 자주식 다기능 정밀 관개시스템 시연을 바라보는 조재호 농촌진흥청장(가운데)과 농업 관계자들. 사진=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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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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