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은행 위기가 JP모건 같은 초대형 은행들의 외형과 내실 성장에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인 월가에 대한 금융개혁 대수술에도 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는 대마불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JP모건은 22일(현지시간) 개최한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올해 채용, 마케팅, 기술 투자 등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157억달러(약 21조원)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20억달러가 증가한 '독보적인(unmatched)' 지출 계획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JP모건은 이날 퍼스트리퍼블릭 인수가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올해 연간 순이자이익(NII) 전망치를 종전 810억달러(약 107조원)에서 84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종전 전망치인 810억달러도 그 이전 전망치보다 70억달러 상향한 수치였다.


핵심 수익원인 NII의 증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 효과와 지역은행들을 덮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이탈)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은 영향이다. JP모건은 뱅크런 수혜로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올렸다. 이 기간 매출액은 393억4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361억9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주당순이익역시 시장 추정치(3.41달러)를 크게 상회한 4.32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예금 보유액은 2조38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0억달러가 급증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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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의 애널리스트들은 JP모건의 투자자의 날 행사 직후 "골리앗이 승리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JP모건은 지역은행 위기가 본격화한 올 3월 불안감을 느낀 지역은행 고객들이 예금을 옮긴 덕분에 고객 예금이 증가한 몇 안 되는 은행이 됐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분석했다.


JP모건은 지난 1일 위기에 몰린 퍼스트리퍼블릭을 전격 인수했다. 미 전역에 480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JP모건은 퍼스트리퍼블릭 인수로 지점수를 93개 추가하게 됐다. JP모건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린 바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후 양사 통합 과정을 설명하면서 "퍼스트리퍼블릭은 우리의 부를 더욱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JP모건은 현재 미 전체 예금액의 13%, 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의 2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 단일은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JP모건과 같은 대형 은행들은 지역은행 몰락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더 덩치가 커졌고 그 영향력 또한 광범위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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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이 같은 대형은행들의 비대화는 위기 발생시 정부가 시장법칙 보다는 대마불사형 은행들에 대한 구제 조치를 우선하도록 하고, 여신 또한 대형 은행들에만 집중되게 해 결국 중소형 은행들의 더 큰 희생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월가에 대한 개혁 대수술에도 시스템의 한계가 여전하다는 미 금융업계의 민낯을 드러낸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 은행 시스템 규제 기관인 통화감독청(OCC)의 진 루드비히 전 청장은 "소형 은행들은 초대형 은행들이 지원하지 않은 산업과 지역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생태계 다양화를 위해 소형 은행들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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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행사에서 월가 최장수 CEO인 다이먼 JP모건 CEO는 ‘얼마나 더 CEO 자리를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 "3년 반"이라고 웃으며 답한 뒤 전에도 같은 답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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