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남국發 코인사태 키운 정부, 이제라도 제도 정비해야
"인사혁신처로부터 수사 경찰들에게 코인 투자와 보유 제한을 권고하는 지침을 내리라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진 신고만 권고할 뿐 강제성이 없어 시행이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경찰은 5년 전에도 정부가 코인 투자와 공직자의 이해충돌 여부를 살피긴 했으나 제도화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60억 코인 의혹이 터지면서 공직사회도 혼란에 빠졌다. 가상자산의 취득·보유 제한 여부와 이를 어길 시 어떠한 제재를 가해야 하는지 아무런 가이드라인이 없어서다.
최근 김 의원의 사태가 불거지자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직자의 코인 재산 등록과 관련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라고 했으나 여러 부처에서는 '법으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부처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경찰청은 코인 투자 광풍 시기였던 2018년에 2회, 2021년 1회 등 총 세 번에 걸쳐 코인 투자 관련 지침을 내리고 투자와 보유 현황을 점검했다. 경찰청은 점검 이후 16건에 대해서는 매각 유도를, 1건에 대해서는 수사 부서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내렸다.
코인 투자로 수사 부서에서 배제된 한 경찰은 자산매각은 어렵고 손해를 보는 것 같으니 해당 부서를 나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투자하는 사람이 더 많았을 순 있지만 자진신고를 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적발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제부처의 한 감사관실 직원도 현행 규정상 자진신고가 아니면 점검할 길이 없다며 하소연을 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가상자산은 재산으로 등록·신고할 의무가 없다. 이렇다 보니 전체 공직자를 총괄하는 인혁처도, 부패를 방지하는 권익위에서도 이렇다 할 감독 시스템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공직자 재산 신고 등에도 가상자산에 관한 내역을 적는 곳이 없으며 인혁처가 관장하는 공직자윤리법 어디에도 공직자의 가상자산 취득 금지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신고를 안 하면 그만이지 않느냐는 도덕적 해이까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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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야는 국회 행정위원회에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제라도 법 제도화를 마련하지 않으면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가상자산 산업 발전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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