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태풍이 정치권까지 덮쳤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믹스 코인 80여만개를 보유하다가 인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본인은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로 옮겼고 실명계좌만 썼기 때문에 떳떳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해 충돌' 비판이 나온다. 김 의원은 2021년 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소득세법 개정안) 발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사익을 꾀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달 전국은 서울 강남에서 벌어진 코인 납치·살해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시세 조종'이 피를 불렀다. 가상화폐 퓨리에버에 투자하고 시세를 조종하던 일당의 이해관계가 꼬이면서 사이가 틀어졌고, 납치·살해로 이어졌다.
얼핏 보면 다른 사안이지만 본질은 '가상화폐 방치'다. 2021년으로 돌아가보자. 당시 가상화폐 열풍과 함께 수십억원씩 시세차익을 얻는 사람이 속출하자 정부는 가상화폐 시세차익을 과세하고 관련 규제를 마련하려고 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반발했다.
정치권은 이 지점에서 가상화폐 투자자 눈치를 보면서 문제를 방치했다. 대선을 앞뒀던 국회는 필요한 규제도 마련하지 않았다. 당시 윤석열, 이재명 대선 후보는 가상화폐 과세를 늦추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는 사이 가상화폐 시장에는 불법과 탈법이 판을 치는 무법지대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요즘 들어서야 가상화폐 업권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우려는 불식되지 않는다.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가상자산법'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금융위원회로 감시 주체로 두고 시세조종 등을 엄벌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 이미 국내 금융·증권시장 전체의 관리를 떠맡고 있는 금융위가 추가로 감시하기에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너무 크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서 유통된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평균 3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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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감시 주체를 한 곳 정하고 "걸리면 엄벌에 처한다"는 법규를 제정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불법과 탈법이 만연하는 가상화폐 시장을 바로잡기 어렵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관련 제도와 법규 전체를 실효성 있게 정비해야 가상화폐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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