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긴장 고조' 中과 달리 대만은 차분히 대응"

차이잉원, 허드슨연구소 주최 행사서 발언
"전쟁 피하는 최선책은 실력 갖추는 것"

방미 중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0일(현지시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과 달리 대만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총통부는 이날 차이 총통이 현지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공개했다.

차이 총통은 이 자리에서 "대만 인민은 평화를 열망하지만, 전쟁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더 실력을 갖추는 것임을 역사는 우리에게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은 여전히 유엔과 관련 국제기구의 운영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이런 불공정하고 불의한 상황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 대만이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른 민주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을 방문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차이 총통은 또 "불안정한 대만 해협은 전 세계에 심각한 경제·안보 위험을 초래하는 만큼 모든 국가의 입장에서도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나라도 독립적으로 권위주의에 대항하지 못한다"면서 "대만은 미국 그리고 비슷한 이념을 가진 나라들과 지속해서 협력해 민주주의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차이 총통은 대만과 미국 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허드슨 연구소로부터 글로벌 리더십상을 받았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전했다.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당국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일을 하건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누구도, 어떤 세력도 중국의 (대만) 통일 실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앞서 차이 총통은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29일 출국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중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되지 못하도록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 중요성을 최대한 낮추려고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