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17% 감소…2008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종합)

통계청, 2월 산업활동동향
서비스업 생산 0.7%↑·소매판매 5.3%↑

지난달 소비가 회복되며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출 악화에 반도체 생산이 17% 이상 감소하는 등 제조업 생산 부진은 5개월 연속 이어졌다. 코로나19 유행 둔화로 국내 소비가 늘어나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나아졌지만, 수출 악화로 인해 제조업 생산은 부진한 상황인 셈이다.

31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광공업(-3.2%)에서 줄었으나, 서비스업(0.7%)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하지만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17.1%)와 자동차(-4.8%) 등에서 줄어 전월 대비 3.1% 줄며 감소세가 5개월 연속 이어졌다. 특히 2월 반도체 생산 감소율은 2008년 12월(-18.1%) 이후 가장 가파르다.

제조업 생산 부진은 수출악화에 따른 것이다. 올 2월 수출액은 50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5% 줄었다. 글로벌 수요둔화 등 영향에 반도체(-42.5%)와 석유화학(-18.3%), 디스플레이(-40.9%), 철강(-9.8%) 등의 수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 유행 둔화와 양호한 날씨에 외부활동이 증가하며 소비가 회복됨에 따라 서비스생산은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4.0%) 등은 생산이 줄었으나, 운수·창고(5.4%), 숙박·음식(8.0%)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28일 서울 중구 명동쇼핑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소비도 크게 개선됐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6.4%)와 승용차 등 내구재(4.6%), 의복 등 준내구재(3.5%) 판매가 모두 늘어 전월 대비 5.3% 증가했다. 소비는 11월 -2.3%, 12월 -0.2%, 1월 -1.1% 등 3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2월에 5.3% 증가로 반등했다.

설비투자도 자동차 등 운송장비(-3.0%)에서 투자가 줄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3%)에서 투자가 늘어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는 상승은 석 달 연속 하락한 기저효과와 대규모 할인행사,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에 따른 것"이라며 "생산·소비·투자가 14개월 만에 동반 상승했지만 향후 흐름은 반도체 호전 여부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광공업생산지수와 내수출하지수가 감소했으나 건설기성액과 소매판매액지수 등이 증가하며 전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5개월 연속 이어진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반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수주액와 코스피 등은 증가에도 장단기금리차와 기계류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해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김 심의관은 "선행지수가 5~6개월 이후의 상황 보여주는 지표인데 최근 하락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3월에 발표될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 등에서도 긍정적 심리지표가 나타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