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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배기 지식재산]"中 위조품 꼼짝마" K-브랜드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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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중국산 짝퉁 잡는 '아이피스페이스'
공안 등 中정부와 협력해 불법업체 단속
한국산 위조 5.5억 규모 이·미용품 적발
"무허가 KF마스크 광고 링크 2만개 삭제"

[알짜배기 지식재산]"中 위조품 꼼짝마" K-브랜드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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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에 기반을 두고 '짝퉁'과의 전쟁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이 있다. 2021년에 설립된 아이피스페이스(IPSPACE)다. 코트라, 특허청 등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의뢰를 받아 위조품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KF94 인증 마크를 버젓이 달고 판매한 중국산 마스크 업체와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필러를 한국산으로 가장해 병원 등에 납품한 업체를 적발했다. 중국 칭화대에서 지식재산권법을 공부한 문병훈 아이피스페이스 대표는 2011년에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해 지식재산팀에서 10년간 경험을 쌓은 후 창업했다. 문 대표를 만나 위조품 단속 현장에서 벌어진 이야기와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들어봤다.


-한국 방문은 얼마 만인가요?

▲3년만입니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입출국이 자유롭지 못했어요. 코로나 시기에는 공안(경찰)들도 현장 출동에 소극적이어서 위조품 단속이 쉽지 않았어요. 수사권이 있는 공안의 협조를 받아야 휴대폰 감청 등 범죄 사실을 파악하고 위조품 제조 공장을 단속할 수 있습니다. 위조품 피해액이 대략 5만위안 이상이면 범죄로 보고 공안이 수사에 착수합니다. 그 이하일 경우 시장관리감독국에서 과태료 부과와 같은 행정조치를 합니다.

-이·미용 위조품 단속은 어떻게 진행했나요?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사건을 인지하고 지난해 6월부터 프로젝트에 착수했어요. 말만 하면 아는 한국 의료미용 브랜드 제품으로 가장해 보톡스, 필러를 병원과 피부관리실에 납품하는 업체가 있다는 얘기였어요. 신체에 주입하는 제품인 만큼 가짜분유 파동처럼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건으로 봤어요. 중국 내 20여개 도시를 돌며 도매시장 36곳을 비롯해 피부관리샵과 병원, 불법시술소 등 166개 업소를 돌며 위조품 현황을 파악했어요. 온라인상에선 고객으로 가장해서 샘플을 확보하기도 했죠. 중국은 위챗과 같은 소셜미디어로 불법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공안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공무원들과 현장을 급습해 물건을 압수했더니 위조품은 3000여개, 한화로 총 5억5000만원 규모였어요.

중국산 위조 KF94 마스크 단속 현장[제공=아이피스페이스]

중국산 위조 KF94 마스크 단속 현장[제공=아이피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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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94 마크를 달고 마스크를 판매한 일당도 적발했다고요.

▲중국에서 KF94 인증 마크는 한국산 고급 마스크라는 표식이나 다름없어요. KF94 마크를 붙이면 제품이 잘 팔릴 것이란 생각에서 중국 업체 2곳이 별다른 문제 의식 없이 무허가 마스크를 제조·판매했어요. 물론 미세먼지 차단 검사를 받지 않은 마스크입니다. 온라인에서 샘플을 구입해 회사 위치를 알아내고 시장관리감독국 직원과 함께 공장과 창고에서 물건을 압수했고, 해당 업체에 과태료 등 행정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이후 타오바오 등 온라인 플랫폼사와 협력해 KF94 마크가 찍힌 중국산 마스크 광고 링크 2만개를 내렸습니다. K-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일조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중소기업인들은 위조품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사실 위조품이 나온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제품이 인기가 없으면 위조품도 안 나와요. '우리 제품이 잘 팔리는구나, 인기가 좋네'라고 받아들이세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정부 기관인 코트라나 특허청 산하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서 비용이나 컨설팅을 지원해주고 있고, 중국 내에도 브랜드 보호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여러 곳 있습니다.


-중국 진출을 고려 중인 기업들은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나요?

▲아모레퍼시픽에서 근무한 시절에 상표 선점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의류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이 회사는 자사 브랜드도 있으면서 전 세계의 패션 브랜드 상표를 선점하고 있었어요. 직원 4명이 하루종일 전 세계의 패션 잡지 20~30종을 읽으면서 선점할 상표를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었어요. 중국에 출원되지 않은 상표를 먼저 선점하려는 거죠. 상표 출원 비용이 5만원 정도니 하루에 수십건을 출원합니다. 해당 기업이 상표 선점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면 합의를 볼 때 건당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값을 부르는 거죠.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병이 나기 전에 건강을 관리하고 보험에 가입하듯 창업 초기부터 상표 출원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경영 철학과 사업 노하우를 알려준다면.

▲기업의 지식재산을 관리·보호하고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고객사의 사업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회사 경영진은 '어떻게 하면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에 집중하다 보니 지식재산 관련 업무는 뒷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고객사에 지식재산 보호의 경제적 가치를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조품 단속 등 지식재산권을 지켜 기업의 실질적인 매출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문병훈 아이피스페이스 대표

문병훈 아이피스페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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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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