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힘 전대, 조국 때 민주당과 다를 바 없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당정일체? 일사불란하다고 당 안정 안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의원들 행태를 보면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사태 때와 다를 게 하나 없더라"라며 "여당만 되면 대통령 얼굴만 보고서 사는 집단으로 변한다"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서 움직이는 그런 형태가 돼 버렸다"며 "독자성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명이 당 대표 출마를 고려하던 나경원 전 의원을 규탄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초선 의원 50명이 연판장을 돌려서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는 후보자를 윽박지르고 '당심이 민심이다' 하는 뚱딴지같은 이야기를 한다"며 "이래서는 내년 총선에 크게 희망을 걸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초선 의원들이 내년 공천 탈락 두려움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그렇게 해서 정당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레임덕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비대위원장은 "내년 총선은 집권 2년 차에 대한 중간 평가이기 때문에 거기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국민이 정권에 대한 심판을 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근 새 지도부가 들어선 국민의힘에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일반 국민이 판단하기에는 전부가 친윤(친윤석열 대통령) 그룹이라고 볼 수밖에 없게 구성했다"고 평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의중이 다 반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당정 일체'를 강조하는 것에는 "당이 아무런 반대 없이 일사불란하다고 해서 안정되는 게 절대로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치집단은 서로 의견이 교환되고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명령 하나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해서 그 당이 안정된 당이라고 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안철수 의원은 품고 가고 이준석 전 대표는 버리고 간다는 메시지가 나왔다'고 묻자 "그런 소리를 하는 자체가 민주정당으로서의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 이준석 대표 체제가 수립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몇십년 만에 처음으로 30대 대표가 됐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조금 미숙한 측면이 있어서 대표직을 수행하는데 약간의 잡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 나름대로 대통령 선거에 기여한 것 역시 사실인데, 무조건 배격하고 제외해야겠다는 (결정을 하는 것이) 국민의힘에 도움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