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합장 34%가 12년 이상 집권…'소왕국'된 지역농협
올해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종료된 가운데 3선 이상 농협 조합장의 비율이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재임하며 각 지역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조합장들이 늘면서 '소왕국'이라는 비판도 꾸준히 나온다.
15일 아시아경제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농협중앙회의 '조합장 선임 횟수별 구성비'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3선 이상 조합장은 총 364명으로 전체(1112명·농협중앙회 소속 농축협 집계)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선은 총 77명으로 전체의 7%를 차지했고, 5선 이상도 50명(5%)에 달했다. 특히 연임 제한이 없는 비상임조합장의 경우 10선 이상을 한 조합장(2명)도 존재했다. 박준식 서울 관악농협 조합장(82)이 올해 당선되면서 11선으로 최다 선수를 기록했고, 홍성주 충북 봉양농협 조합장(70)도 10선을 달성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농협 상임조합장의 임기는 4년이며, 두차례 연임할 수 있어서 최장 12년 동안 재임할 수 있다. 비상임조합장의 경우에는 임기는 4년이지만 연임 제한이 없다. 상임조합장의 경우에도 한 번 쉬었다가 다시 출마하면 다선이 가능한 구조다. 이 때문에 상임조합장 중에서도 4선이 23명, 5선 이상이 8명에 달했다. 비상임조합장의 경우 4선이 54명, 5선 이상이 41명이었다.
장기집권한 비상임조합장(4선 이상)들의 재임기간을 살펴본 결과 짧게는 2014년부터 근무해 임기(2027년)를 채울 경우 13년이었고, 20년이 넘는 이들도 15명에 달해 관련 자료가 없는 경우까지 추산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10선 이상의 경우, 과거 2년 또는 3년씩 재임했던 선례를 감안하면 30~40년 정도 집권한 셈이다.
농산물 유통·판매부터 금융 사업까지 제왕적 권력을 가진 조합장들이 장기집권하면서 곳곳에서 직장 내 괴롭힘, 횡령, 특혜성 대출 등 각종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전북의 한 지역농협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됐고, 지난해에는 경기도 광주의 한 지역농협에서 51억원을 횡령한 직원이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특히 장기집권 욕심 때문에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 깜깜이 선거에 대한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신 의원은 "정책선거를 활성화하고 농어민을 위한 비전으로 건전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선거 문화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십 년 집권 막는다…국회도 관련 법안 발의
국회에서도 지역농협의 조합장, 간부들의 장기간 집권을 막는 법안들도 꾸준히 발의되고 있다.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조합장들의 '제왕적 권력'이 근본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다.
신 의원은 비상임조합장의 연임 제한 조치를 담은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전날 발의했다.
현행법은 지역농협의 임원 중 상임 조합장 임기에 대해서는 두 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비상임조합장에 대한 임기 제한은 없어서 이들의 장기 재임이 가능한 구조다.
일부 지역농협의 경우에는 상임조합장을 3차례 역임한 이후 상임 조합장제도를 연임이 무제한 가능한 비상임 조합장으로 정관을 변경해 비상임조합장으로 계속 근무하는 등 각종 폐단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개정안은 상임조합장의 임기만 담은 제48조를 '조합장(상임 및 비상임 임기를 포함한다)'로 명시하도록 했다.
신 의원은 개정안 발의 배경에 대해 "한 사람이 주요 직책을 장기 재임할 경우 각종 비리와 폐단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조합장에 대해 임기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윤재갑 민주당 의원도 농협조합의 비상임조합장, 이사, 감사의 연임 횟수를 2회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비상임조합장과 주요 임원의 연속 재임 기간이 12년을 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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