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금융시장을 '시스템 위기' 공포로 몰아넣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관련해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파산 전 주식을 매각해 수십억을 챙긴 모회사 경영진에 대한 논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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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부와 SEC의 개별 조사가 예비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가 기소나 고발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통상 검찰과 규제당국은 금융기관이나 상장회사가 예상치 못한 대규모 손실을 낼 경우 이러한 조사에 돌입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책임 있는 자들에게 완전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만큼 대대적인 조사와 집행 조치가 예상된다. 총 자산 2090억달러(277조원)에 달하는 SVB는 최근 예금 인출 대응을 위해 보유 채권을 만기 전 헐값 매각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사실이 알려지며 뱅크런 사태에 처했고, 지난 10일 금융당국에 의해 폐쇄됐다.


이번 조사에는 SVB 모회사인 SVB 파이낸셜 경영진이 파산 전 지분을 매각하며 불거진 논란도 포함됐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그레그 버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SVB 파이낸셜 주식 1만2451주에 대한 옵션을 행사한 뒤 곧바로 매각해 230만달러(약 30억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같은 날 대니얼 벡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보유 지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여주를 57만5000달러(약 7억5000만원)에 매각했다.

이들 경영진이 사전에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금융 위험 가능성과 사업상 불확실성에 대해 정확하게 알렸는지도 당국의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주들은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베커 CEO와 벡 CFO는 고객들의 예금을 미 국채 등에 대거 투자하면서도 통상 금리 스와프 형태로 이뤄지는 금리 헤지(위험 회피)를 오히려 해지하는 등 경영상 실책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법무부 조사에는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의 사기사건 전담 검사들이 참여했다. SEC의 조사 대상에는 정기적인 의무 공시 자료와 투자자 또는 애널리스트 대상 경영진의 성명 및 공개 발언 등이 포함된다. SVB파이낸셜은 최근 연례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에게 테크, 생명과학, 의료 업계의 신생 회사들에 대한 대출에 크게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 은행의 대출자들은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 경제적 또는 다른 여건에 의해 비슷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베커 CEO는 SVB 파산 직전인 지난주 한 콘퍼런스에서 "회사를 시작하기 좋은 시기"라며 낙관론을 표하기도 했다.


앞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SVB뿐 아니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코메리카은행 등 리스크가 불거진 여러 지역은행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그는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이 시기에 SEC는 특히 시장 안정성 모니터링은 물론 투자자와 전체 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형태의 위법 행위를 찾아내 고발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며 "연방증권법 위반 행위를 찾아내면 집행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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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은행(Fed) 역시 SVB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다. Fed는 관련 규제, 감독에 대한 자체 평가 결과를 오는 5월1일 공개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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