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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이소영의 '식물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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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이소영의 '식물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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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봄을 맞아 먼 숲이 아닌 도시 속에서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식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식물의 책>을 소개한다. 한 번쯤 본 적은 있지만 이름은 생소한 작은 식물들의 이름, 형태, 특성 등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가 세밀화와 함께 담겨 있다. 필사를 하다 보면 식물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들꽃으로부터 깨닫는 삶의 지혜도 엿볼 수 있다. 교보문고 김현정 베스트셀러 담당이 추천한 문장들이다. 글자수 1018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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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오랫동안 살아온 식물이 아니라, 어쩌다 우리나라에 와서 스스로 번식해 식생의 한 부분이 된 식물들을 우리는 '귀화식물'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귀화식물은 사람이 돌보지 않아도 우리나라 기후와 토양에 잘 적응해 살아남은 것이라, 잡초로 여겨지는 식물이 많습니다. 그리고 생태계교란종이나 침입 외래종처럼 공격적이고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이 식물들이 이 땅에 오게 된 건 사실 우리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화물이나 컨테이너,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옷과 신발, 수입한 곡물 같은 곳에 씨앗이 붙어 우리나라에 도착해 번식하고 살아가게 된 것이죠. 실제로 공항, 항구, 쓰레기 매립지 등에 귀화식물이 많이 분포합니다. 아마 귀화식물은 갈수록 그 수가 늘어날 겁니다. 여행객도, 외국과의 교류도 앞으로 더 잦아질 테니까요.

서양민들레처럼 적응력이 뛰어난 귀화식물들이 자꾸만 부정적으로 여겨지고는 있지만, 귀화식물로 어떤 종이 분포하는지, 그리고 이들의 이점과 해점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한창 연구 중에 있습니다. 귀화식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해한 것도 아니고요. 서양민들레만 하더라도 우리는 그냥 잡초 정도로 여기지만,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약용식물로 이용해왔습니다. 서양민들의 종소명 'officinale'은 라틴어로 '약용'이란 뜻입니다. 그만큼 전통적인 약용식물이지요.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염증을 없애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민들레로 차를 우리거나, 샐러드 재료로 사용합니다.


이렇듯 우리가 잡초라고 여겼던 민들레도 어딘가에서는 쓸모 있는 귀한 식물일 수 있습니다. 단지 민들레뿐만 아니라 우리가 잡초라 부르고 있는 수많은 식물종 모두 마찬가지고요. 매일 지나치던 잡초에도 각각 그 이름이 있고, 모두 각자의 역할과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쥐여주는 건 바로 우리 인간일거고요. 앞으로 민들레를 만난다며, 그냥 ‘민들레’가 아닌 서양민들레, 토종 민들레, 흰민들레 하는 식으로 각자의 이름으로 불러 주셨으면 합니다.


-이소영, <식물의 책 >, 책읽는수요일, 1만5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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