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회장, 파산 직전 지분 48억원 팔아…우연일까?
파산 11일 전 갑자기 1년 만에 주식 매각
“SVB 자본 조달 계획 미리 알았다면 문제”
미국 서부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오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가운데 그레그 베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SVB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각) SVB 공시 자료를 인용 베커 CEO가 지난달 27일 모회사인 SVB파이낸셜의 주식 1만2451주(약 360만달러·47억6000만원)을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베커 CEO는 1월 26일 자신의 지분 매각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는데, 이는 그가 1년여 전에 주식을 매각한 이후 처음이다. SVB는 채권 매각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주식을 발행해 20억달러 이상 조달에 나선다는 내용의 서한을 주주들에게 보냈다. 이 시점을 계기로 회사 주가가 폭락을 시작했다.
베커 CEO는 지난 9일 고객들에게 “예치금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당일 하루에만 주가가 60.41% 폭락했고, 약 14시간 만에 금융당국이 SVB 폐쇄를 선언하며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SVB 파산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JP모건 체이스의 워싱턴뮤추얼 파산 이후 두 번째 큰 규모로 꼽힌다.
베커 CEO는 주식 매각 계획을 제출할 당시 SVB의 자본 조달 방침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SVB 역시 응답하지 않았다.
베커 CEO의 지분 매각은 법적인 문제가 없고 우연에 불과할 수도 있다. 2000년 임직원의 지분 매각 시 미리 정한 날짜에 거래하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기업 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유가증권을 사고파는 ‘내부자 거래’ 방지를 위한 것이다.
지분 매각 계획을 보고하는 시점과 실제 거래 시점까지 ‘냉각기간’이 너무 짧게 설정된 것이 규정의 허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임직원이 지분 매각 최소 3개월 전에 보고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새 규정은 다음달 1일부터 적용하기 때문에 베커 CEO는 해당하지 않는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댄 테일러 교수는 “베커 CEO가 1월 26일 매각 계획을 알린 시점에 SVB가 자본 조달 계획을 논의 중이었다면 있었다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SVB는 1983년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아에서 영업을 시작해 캘리포니아주와 매사추세츠주에서 17개 지점을 운영해왔다. 특히 기술 기업 전문은행으로 그동안 미국 주요 IT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의 돈줄 역할을 해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