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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 만큼 주겠다" EU, 기업 보조금 전쟁 가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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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지 미국행 움직임에
친환경 보조금 지급 규정 완화

유럽연합(EU)이 역내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등 제3국과 동일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독일 폭스바겐 등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각종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중국의 공격적 보조금 정책에 이어 EU도 ‘자국 우선주의’ 산업정책의 본색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국내 산업계는 미 IRA의 차별적 조치에 이어 새로운 난관에 마주하면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2025년 말까지 친환경 기술 관련 보조금 지급 규정을 대폭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시적 위기 프레임워크’로 명명됐던 기존 보조금 관련 규정을 수정·확대한 것으로, 전기차 산업의 핵심인 배터리를 시작으로 태양광 패널·탄소포집 등 핵심 친환경 기업의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도록 원활한 자금 조달 지원을 목표로 한다. EU는 27개 회원국의 각기 다른 경제적 상황 때문에 자국에 진출한 기업에 보조금을 주기 위한 심사가 절차가 까다로웠는데 이 같은 보조금 빗장을 풀기로 한 것이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매칭(matching) 보조금’ 제도는 미 IRA를 직겨냥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매칭 보조금 제도는 미 IRA로 인해 EU 역외로 투자를 전환할 위험이 높은 기업에 한해 예외적으로 IRA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과 동일한 금액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조금 규정 개편은 대미 투자에 각종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미 IRA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지를 유럽에서 북미 지역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럽 최대의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동유럽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려던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북미에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북미행은 IRA에 따라 미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조금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미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90억~100억유로(약 12조~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폭스바겐 측은 북미 건설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유럽에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한시적 위기 프레임워크’에서 적절한 조건이 필요할 것"이라며 EU 당국의 정책 변경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美 IRA 만큼 주겠다" EU, 기업 보조금 전쟁 가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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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은 역내 기업에 보조금과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EU의 친환경 산업 육성 청사진인 ‘그린딜 산업계획’의 일환이다. 미 IRA에 대응해 ‘유럽판 IRA’라 불리는 이 계획에는 전기차 등 친환경 사업에 필수적인 주요 광물 원자재의 공급망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핵심원자재법(CRMA)이 포함됐다. EU는 오는 14일 CRMA 초안을 공개하는 등 추가 대책 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CRMA에는 현지에서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거나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는 등의 공급망 안정화 장치 등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독일, 프랑스 등 전통적 자동차 강국이 있는 EU는 전기차 대중화를 통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강한 권역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에 핵심 원자재 공급망 구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배터리 업계는 타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CRMA의 강도와 방향에 따라 현대차 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현지 생산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아직 CRMA의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이번 대책에 대해 "각 회원국이 빠르고 명확하며 예측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며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면서도 각 회원국이 중요한 지금 시기에 탄소중립 투자를 가속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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