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日 기시다 총리의 애매한 사과…"보수층 달래기 묘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기시다 "역대 내각 인식 계승"
사과 표현 없이 입장 표명
보수층 여론 인식한 처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와 관련해 ‘반성과 사과’ 등 직접적인 사죄의 표현을 언급하지 않는 데는 일본 내 보수 층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국 내 보수층이 기시다 내각의 사과에 격한 반응을 보일 경우 악화된 한국 여론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판단이다.


8일 아사히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새로운 사과 없이 기존의 입장을 반복한 것은 역사 인식을 둘러싼 악순환을 피하기 위한 묘책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일제의 강제징용과 침략전쟁에 대해 인식에 관해서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또한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어 "한일 공동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대해서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에 대한 포괄적인 사과가 담긴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과 1995년에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 등을 계승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의 발표 이후 한국의 정치권과 여론 내에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입장을 전달하는 일본 정부를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본 정부가 ‘반성’과 ‘사죄’의 단어조차 입에 올리지 않은 채 미온적인 태도로 한·일 관계 개선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발언이 실망스럽게 느껴진다"며 일본 정부에 더 적극적인 호응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명확한 사죄를 표명하지 않는 이유는 보수층의 시선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기시다 총리가 직접 강제징용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죄’와 단어를 입에 올릴 경우 일본 내 보수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보수층의 반발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 악화된 한국의 여론을 더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측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이 진척되지 못할 것을 우려하며 한국 여론과 언론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한국 언론들의 7일 자 조간신문 1면들을 분석하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에 대한 한국 언론들의 논조를 비교하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현재 한국에는 일본에 적극적인 호응을 촉구하고 피해자를 제대로 설득하지 않으면 한·일 관계는 해결될 수 없다고 보는 시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진보 계열 신문들은 정부의 결단을 비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일 공동 선언을 포함한’이라는 표현을 추가한 것은 반성과 사죄라는 구체적 표현 없이 기존 선언에 담긴 의미를 한국 측에 전달하기 위해서"였다며 "일본 정부는 양측의 여론 반발을 피하고자 이러한 속셈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뉴진스의 창조주' 민희진 대표는 누구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