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거는 美공화당 대선레이스…‘한국사위’ 호건은 불출마 선언(종합)
차기 미국 대통령선거를 600여일가량 앞두고 공화당 내 대선 레이스가 서서히 본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하면 후보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앞서 입장을 바꿔 조기 등판한 반면,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전 주지사는 5일(현지시간)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미 출마를 공식화한 트럼프 전 대통령, '트럼프 대항마'로 첫손에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조만간 '공화당의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로 향해 표심 확보전에 나선다.
◆대선 구도 윤곽...反트럼프 날 세우는 공화당 잠룡들
차기 대권을 겨냥한 공화당 내 경쟁 구도는 헤일리 전 대사가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캠페인에 나서면서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공화당 경선 후보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도 헤일리 전 대사,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페리 존슨이 있다. 또한 조만간 출마 선언이 예상되는 잠룡으로는 디샌티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지난주 퀴니피액대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주자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2%로 가장 앞섰다. 이어 디샌티스 주지사(28%), 헤일리 전 대사(5%) 순이었다.
특히 '세대 교체론'을 내세워 조기 등판한 헤일리 전 대사의 행보로 인해 다른 잠룡들의 결정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이른바 '반(反) 트럼프' 구도도 명확해지고 있다.
그간 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꼽혀온 호건 전 주지사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나는 결코 책을 팔거나 (차기) 행정부에서 내 자리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에 출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와 결혼해 ‘한국 사위’로도 불리는 그는 중도 온건 성향이자 평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이어온 당내 대표적 ‘반(反)트럼프’파다. 자신이 출마를 선언해 반 트럼프 진영의 표를 분산시키는 것이 결코 공화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호건 전 주지사의 판단이다.
호건 전 주지사는 이날 기고문에서 "공화당 유권자들은 드라마에 질렸고 새로운 리더에 열려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공화당의 미래에는 낙관적이지만 다음 선거에 대해서는 깊이 우려한다"면서 "다시 한번 성공적인 집권당이 되기 위해선 트럼프에게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폼페이오 전 장관 역시 "유명인사, 스타를 위한 순간이 아니다. 미국은 진지한 보수 후보가 필요하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하고 나섰다. 폭스뉴스선데이에 출연한 그는 "이번 대선에서는 사려 깊고, 미국을 가장 뛰어난 국가로 만들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 이들은 인터넷을 폄하하지 않고, 햄버거를 던지지도 않으며, 모든 시간을 트위터나 생각하며 보내지 않는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이러한 발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미국 전체에서 일어나는 일을 말한 것일 뿐"이라며 "사려깊음과 무게감, 진지함이 필요한 때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에서 멀어졌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 업무 수행을 제대로 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6억 달러 이상의 빚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이날 "앞으로 몇달 내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도 확인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에 몸담은 펜스 전 부통령 역시 최종 결심이 임박했다고 밝힌 상태다.
◆첫 경선지 아이오와 향하는 트럼프, 디샌티스
공화당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를 향한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조만간 트럼프 전 대통령, 디샌티스 주지사, 헤일리 전 대사 등이 나란히 아이오와를 찾는다. NBC뉴스는 "아이오와에 대권 잠룡들이 몰려드는 것보다 대선 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더 좋은 신호는 없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아이오와를 비롯한 초반 경선들에서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레이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4일 끝난 보수진영 단체의 연례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트럼프 잔치'로 끝난 행사였다. 대신 그는 이날 오후 캘리포니아주를 찾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 앞에서 공식 연설에 나선다. 이어 오는 10일에 공화당의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주로 향할 예정이다.
최근 '자유로워질 용기'라는 저서를 출간한 디샌티스 주지사는 책 홍보 차 미 전역을 누비며 사실상 예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번 아이오와 방문 역시 유력 대선 후보로서 그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일환이다. 공화당 정치자금 큰 손들의 공개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오는 5월 플로리다 주의회 회기가 끝난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오는 13일 아이오와를 찾는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이오와 방문이 지난달부터 공화당 대권 잠룡들의 행보가 활발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11월 대선 캠페인을 본격화한 이후 아이오와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 2월 말 아이오와를 방문했던 헤일리 전 대사는 오는 8~10일, 펜스 전 부통령은 오는 18일 아이오와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역 언론들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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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CPAC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차지하며 보수층 집결을 과시하고 있다. 행사 마지막날인 지난 4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2%의 지지율을 얻었다. 경쟁자 디샌티스 주지사(20%)를 훨씬 앞선 수치다. 다만 이 행사의 경우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돼 이러한 결과가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서 "조 바이든이 우리를 망국의 길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 하면, 진행중인 수사로 인해 기소되더라도 2024년 대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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