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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의장 기시다, 여태 혼자만 우크라이나 못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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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사전 보고·자위대 경호 문제 해결해야
지난해 연말 방문 추진했으나 무산되기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어느새 1년이 지난 가운데 주요 7개국(G7) 의장국을 맡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우크라이나측과 키이우 방문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7 국가 수장중 유일하게 우크라이나를 가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안팎에서 G7 회의 전 방문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방문 전에 먼저 일본 국회를 설득해야 하고, 자위대와 관련된 경호 문제를 해결해야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지속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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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본 공영방송 NHK는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국회에서 여야 간 이견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국회가 들썩이는 이유는 일본 국회의 오래된 관례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정기 국회 중에 총리나 관료가 해외로 출장을 떠나게 될 경우 국회에 사전 보고를 하고, 국회 승인을 받는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국회는 지난달 중순부터 소집돼 회기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방문은 일정의 사전 공개 없이 극비리에 진행해야 할 수밖에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당시 출발 수 시간 전에 러시아에 통보했고, 백악관에서도 철저히 대통령 일정을 숨겼다. 그러나 국회 보고로 총리의 방문 일정 등 주요 정보가 누설되면 총리에게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이에 여당인 자민당은 '이런 상황에서는 사전 보고 대신 사후 보고를 하면 되지 않느냐'며 야당을 설득 중이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국회 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 심의에 걸림돌이 되는 일은 해서 안 되지만, 돌아올 때 제대로 (국회에) 보고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에 이어 경호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이후 평화헌법에 의해 군대나 특수기관을 가질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처럼 우크라이나에 방문했을 때 비밀 경호국, 자국 정찰기 등을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자위대를 파견하기에도 순탄치 않다. 자위대법에는 해외에 요인이 파견됐을 때 자위대가 이를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요인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소재 외국인 보호나 안전 확보는 일단 현지 경찰 당국이 할 것"이라며 “자위대를 일본 요인 경호만을 목적으로 해외에 파견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한 것은 후방지원 업무나 유엔평화유지 활동 협력뿐이었다.


여기에 전범국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왜 가야 하느냐는 언론의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는 "일본은 다른 나라에 무기를 줄 수 없다는 제약이 걸려 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군사 지원을 할 수 없어 금전 지원 정도만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 탱크를 지원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5억 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를 약속했다.


그러나 '외교통'으로 알려진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 방문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일본은 오는 5월 G7 의장국으로 히로시마에서 회의를 개최한다. 히로시마는 원자폭탄 피해지로 반전(反戰)을 상징하는 곳이지만, 정작 의장국인 일본만 우크라이나 방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시다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결집해야 하는 일도 시급하다. 낮은 지지율을 반등시킬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내부 조율을 무사히 거친다면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 시점은 5월 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코르순수키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시다 총리가 5월 안에 방문하는 방안이 확실하다고 답했다.


여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G7이 열리는 히로시마를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세르게이 대사는 다만 안전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으로 비행하게 된다면 (러시아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도발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당초 지난해 연말 키이우 방문을 계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당시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 드론 공격이 격화될 때였고, 총리 관저에서 비밀리에 논의하던 사항이 유출되면서 방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기시다 총리는 안건 유출에 관저에서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 소식에 관계자 문의가 잇따르자 "왜 총리 집무실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밖으로 바로 새어 나가느냐"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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