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한은 '금리 셈법'…동결서 고개 드는 인상론
美 지표에 시장 혼란
23일 금통위 앞두고 고민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미국의 고용·물가·소비 지표가 일제히 '긴축' 시계를 가리키면서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래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동결'을 기정사실화했던 시장에 인상론이 급부상한 것이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미 경제지표 쇼크가 이어지면서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결정을 불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실업률,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지표의 잇단 발표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간 인플레 관련 입장차를 보이던 Fed와 시장간 괴리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전날 "미국 지표들을 보니 기준금리가 3.75%까지 가더라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라며 "최근 급변하는 미국 시장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한은이 한 차례 더 금리인상을 해도 어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의견을 밝혔다.
이같이 금리인상 필요성이 급부상한 것은 미 긴축 조기 중단론이 급격히 힘을 잃은 가운데 최종금리가 최고 5.5%까지 상향될 수 있다는 Fed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Fed 내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4일(현지시간) "올해 말 기준금리 수준으로 5.0~5.5% 사이가 올바른 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앞서 금통위원은 "미 최종금리가 앞으로 0.5%포인트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향후 0.75%포인트까지 올라가서 최종금리가 5.50%가 된다면 한은이 3.5%에서 금리를 동결하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 경우 한미간 금리차는 2.0%포인트까지 벌어지는데 역대 최대 금리격차가 1.5%포인트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금리 차다. 이로 인해 최근 비교적 하향안정세를 보이는 환율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여전히 잡히지 않은 인플레와 글로벌 통화긴축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은 "한미간 용인할 수 있는 금리격차는 최대 1.5%포인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더라도 자본 대규모 이탈 등 위기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임재균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2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최종 기준금리를 3.75%로 판단하는 위원들도 추가 인상에 대해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향후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원화가 흔들린다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존재하겠지만 여전히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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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4월 주상영·박기영 금통위원이 임기를 마치면서 금통위원 교체가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각각 금융위원회·한은 추천인사인 주 위원과 박 위원의 임기는 오는 4월20일까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요구가 하반기 본격화할 수 있어 가능한 상반기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금통위 내부에 있을 수도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되는 금통위원의 성향도 향후 금리경로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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