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추억의 가치를 매긴다" 올드카 플랫폼 스타트업 옛차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 ‘옛차’
올드카 복원부터 가치평가, 거래까지 원스톱 서비스
국산 올드카 진단·복원 표준 정립
3월 베타서비스 론칭, 9월 분사 목표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지금 눈앞에 포니 한 대만 갖다놓으면 한국인 누구와도 얘기 나눌 수 있을 겁니다. 과거에 포니에 얽힌 기억은 하나씩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단순 이동 수단으로써 자동차를 넘어서 인생의 순간을 함께한 자동차의 가치를 복원하고 평가하는 것. 저희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옛차는 올드카 거래 플랫폼 사업을 준비중이다. 올드카를 복원하고 진단 및 가치평가, 판매 중개까지 하는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3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다. 9월 분사가 목표다. 국산 올드카 시장은 태동기에 있다. 옛차는 올드카 시장을 정립해야한다는 사명감에서 태동한 스타트업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보 비대칭 문제가 심각한 지금의 중고차 시장처럼 국산 올드카 시장도 망가질 수 있다고 봤다.
최근 옛차는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갤로퍼 복원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복원의 방향을 잡고 부품 선별부터 세대 오류 고증까지 맡았다. 갤로퍼에 이어 최근 또다른 차종 복원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스타트업 옛차를 이끌고 있는 원명원 대표와 팀원인 배성원 연구원, 이유신 매니저를 만나봤다.
-처음 올드카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가 있나요.
▲(원) 평소 미술품 투자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희소성 있는 작품이 활발히 거래되는 것을 보고 클래식카 시장도 가능성이 있다고 봤어요. 해외에는 올드카 경매시장도 활성화되어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왜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대차·기아도 1970년대부터 생산을 시작했고 헤리티지 모델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잠재 가치는 충분하다 봤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나요.
▲ 저희는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동시에 구축할 생각입니다. 의뢰를 받아 올드카를 복원하고 가치평가를 하고 플랫폼에 올려서 거래까지 하는 서비스에요. 1월에 정비·복원 전문가까지 모셔서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3월에 커뮤니티 베타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고 9월 분사 목표입니다.
-플랫폼이라면 가치평가 플랫폼을 만드시는 건가요?
▲ 올드카 시장은 중고차 시장보다 정보 불균형이 더 심각합니다. 오리지널 부품을 얼마나 썼는지, 실제 운행이 가능한지, 역사적 가치 등 일반 중고차보다 진단 영역은 더 많아요. 진단의 데이터를 적립하고 표준화하는 작업도 해나갈겁니다. 개인간 거래가 많은 특성상 개인간 거래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할 예정이고요.
-최근 진행했던 갤로퍼 복원 프로젝트에선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배) 프로젝트 전체의 방향성을 잡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시간과 예산 차원에서 가능성을 검토하고 최적의 복원 방안을 결정했습니다. 차에 어떤 부품이 어디에 붙어야하는지 자리를 찾는 것 부터해서 세대 고증도 했습니다. 부품들을 보면서 이건 새걸로 바꿨으면 좋겠다, 이건 그대로 살리자 이런식으로 방향을 잡아드린거죠. 특히 실내 내장재 같은 경우엔 의뢰인이 엠보싱 가죽까지 쓰던걸 그대로 사용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래서 가죽을 새로 짤거냐 아니면 구멍난 부분만 메울거냐 등등 디테일을 잡아드리는 작업을 했죠.
-복원이라는게 쉬운 작업이 아니네요.
▲(원) 복원은 기술적 부분 뿐만아니라 고증이 굉장히 힘듭니다. 현대 포니나 기아 브리사 등 1970년대 차들은 정말 아무런 자료가 없어요. 사내에 남아있는 자료를 최대한 끌어모으고 믿을만한 외부 전문가 자문을 더해서 고증해 나갈 생각입니다. 저희가 하는 복원은 그냥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고증을 통해서 정확한 현대차·기아 헤리티지카의 표준을 만드는 작업이에요.
-현대차가 만든 ‘인증 올드카’의 개념이네요?
▲네, 지금도 중소복원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시장 정립이 어려운 현실입니다. 20조원이 넘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현대차가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합니다. 클래식 부품 수급 문제나 각종 법규들을 풀어낼 수 있는건 협상력이 있는 누군가가 주도해야하죠. 그래서 올드카를 좋아하고 현대차 출신인 저희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해보려고 해요.
-그러면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의뢰를 받으면 철저한 고증을 통한 표준을 만들어서 복원을 해드립니다. 해외에선 복원 대행 수수료가 15%는 됩니다. 저희도 복원하고 판매가를 붙여 거래까지 하면서 수익을 확보할 거고요. 국산 올드카를 문화로 만들어 굿즈 판매 등 부가 사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준비하시면서 규제 등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이) 환경규제로 노후 경유차는 서울 4대문안에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전시라도 한다치면 운반차에 한꺼번에 싣고 와야해요. 자동차는 경험이 중요한데, 직접 운전해볼 수 없는 차는 그냥 사물에 불과합니다. 해외에는 운행 기간과 거리를 정해놓는 올드카 마일리지 운행제를 시행합니다. 우리나라도 시장이 커지면 규제완화의 필요성도 얘기되겠죠.
▲(원)저희가 보기엔 역사적 가치가 충분한데 지금 이순간에도 폐차되는 차들이 많습니다. 환경규제로 매년 연비 검사하면 벌금이 날아오거든요. 그럼 그냥 폐차하는게 더 이익이겠죠. 그중 몇몇은 정말 안타까운 모델들이 많아요. 하루 빨리 규제가 현실화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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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옛차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옛차가 더이상 고물 취급을 받지 않고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합니다. 또한 올드카가 마니아만 타는 물건이 아니라 누구나 보고 즐기고 타고 싶어하는 멋진 자동차 취급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올드카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때까지 달릴 생각입니다. 우리가 어릴때부터 봐왔던 시대를 대표하는 국산차가 탈 것을 넘어선 예술품이자 문화재로 탈바꿈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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