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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돌파구 찾은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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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세·근대 사상, 경제 등 발전적 시각서 정리
법고창신 강조…국가 싱크탱크로 규장각 제시
'의궤 백과사전'으로 통하는 '조선왕조 의궤' 저술

한국사를 60년 가까이 연구해온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출판사 지식산업사 등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숙환으로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역사에서 돌파구 찾은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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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와 근대사 연구에 전념했던 우리나라 대표 역사학자다.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한국사연구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경기문화재단 이사, 서울대 인문대학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 규장각 초대 관장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한국 근세·근대의 사상·경제·신분·문화 역사를 발전적인 시각에서 새롭게 정리했다. 식민사관에 의해 왜곡된 역사상을 바로잡으며 법고창신(法古蒼新ㆍ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을 강조했다. 발판으로는 젊은 문신들을 재교육하고 임금과 문신이 학문ㆍ정책을 토론한 규장각을 가리켰다. 1776년 창덕궁 주합루에 세워져 2006년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으로 거듭나기까지 230년의 흥망성쇠를 정리해 '문화정치의 산실 규장각'를 펴냈다. "문화 가치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21세기에는 국가적 싱크탱크로 조선 최고 학자를 길러낸 규장각 같은 기관이 큰 힘을 발휘해야 한다."


규장각이 소장한 의궤(儀軌)도 10년 넘게 연구했다. 규장각은 현존하는 637종 가운데 553종을 소장한 '의궤의 보고.' 고인은 '화성성역의궤'를 비롯한 의궤들의 영인본을 발행하고, '영조정순후가례도감'ㆍ'친경·친잠의궤' 등을 번역했다. 편찬과 역사적 의미까지 정리해 '의궤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조선왕조 의궤'를 완성했다. 단순한 해제 모음집이 아니다. 일일이 실록을 뒤지고 관련 자료를 발췌해 이야기로 풀어냈다. 그는 "의궤는 고려 시대에도 없었고,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조선왕조만의 독특한 기록문화"라며 "정치·경제·건축·미술·언어·복식 등의 역사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료"라고 역설했다.


고인은 우리 문화유산과 관련한 학술연구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옥조근정훈장(2003), 대한민국문화유산상 대통령표창(2005), 한국출판문화상 저술상(2006), 민세안재홍 학술상(2012) 등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채중 씨와 아들인 한정훈 성균관대 교수, 한승현 건국대 교수가 있다. 발인은 18일 오전이며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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