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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달러 시대 컴백"…다시 커진 고유가發 인플레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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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달러대 넘어 상승세 심상찮아
한국 등 각국 전망치 근접해
美·中 경제, 감산, 우크라전 변수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제유가가 연초부터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정부의 유가 전망을 넘어설 기세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반등 시기, 산유국의 감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라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겨우 진정 국면을 맞은 물가가 다시 뛰는 고유가로 인해 재차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졌다.


"100달러 시대 컴백"…다시 커진 고유가發 인플레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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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유가…정부 예측 또 빗나가나

주요국 정부 및 산하 기관은 국제유가가 올해 80달러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내놓은 국제유가 단기 전망에서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83.6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1월 전망치 대비 0.6% 상향했다. 우리 정부는 이보다 조금 더 높게 전망치를 잡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국제유가 전망치를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8달러로 제시했다.

유가가 연초부터 뛰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전망치는 벌써 위협받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은 8일(현지시간) 배럴당 85.15달러로 마감했다. EIA가 올해 유가 흐름이 '상고하저'로 움직일 것으로 보긴 했으나, 올 들어 두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EIA의 전망치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두바이유도 81.9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기재부의 전망치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유가 예측이 또다시 빗나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한 시선으로 유가를 지켜보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 기준 국제유가 전망치를 놓고 미국 EIA는 82.87달러(브렌트유), 기재부는 72달러(두바이유)를 제시했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집계한 지난해 국제유가는 두 기관의 예상치보다 훨씬 높은 연 평균 102.97달러였다.


정부의 전망과 다르게, 시장은 이미 유가의 상단을 올려잡은 상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유가가 급등해 연내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미·중 경제 반등에 달린 유가

유가에 대한 시장의 불안한 시선의 배경에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이 지난해 12월부터 코로나19 봉쇄를 완화하면서 경제 정상화에 따른 수요 증가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EIA는 중국의 하루 평균 석유 소비가 지난해 1512만 배럴에서 올해 1585만 배럴, 내년 1622만 배럴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종전 전망치 대비 올해와 내년 각각 10만배럴씩 늘려잡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올해 석유 소비량은 모두 줄어들지만, 중국과 아시아 신흥국 수요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전체 석유 소비는 하루 1억470만 배럴로 지난해(9936만 배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유럽 경제도 주요 변수다. 선진국이 우려와는 달리 완만한 경기 침체를 겪으면 석유 수요가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금리인상 정점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지난달 "유럽 경제가 침체보다 작은 위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침체의 터널이 깊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선 중국보다 순차적으로 회복될 선진국 경기가 글로벌 석유 수요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두바이유보다 저가의 러시아산 우랄유를 선호한다"며 "국제유가가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기 회복은 유가 상승보다는 하단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며 "결국 지금 중요한 건 중국 뿐 아니라 주요 소비주체인 선진국의 침체 탈출"이라고 분석했다.


감산·러시아 제재…공급도 변수

공급 불안 요인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1일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지난해 발표한 석유 감산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당시 회원국들은 11월부터 하루 석유 생산량을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올해도 감산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중국·러시아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특히 러시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러시아산 원유·디젤 등 석유제품 전반에 대한 서방의 가격 상한제 시행이 미치는 여파가 아직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호주가 러시아산 석유를 일정 가격 이상으로 거래할 수 없도록 제한함에 따라 향후 공급 불안,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이 되는 이달말 대규모 공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지정학적 불안이 유가를 다시 밀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튀르키예 지진으로 인한 송유관 가동 중단도 유가엔 부담이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석유 시장은 오는 5월에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바뀔 것"이라며 "연말부터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부터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유가발 인플레 재점화되나

연초부터 유가가 꿈틀대면서 향후 물가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린다. Fed를 선두로 주요국은 모두 급속한 금리인상에 나서며 가까스로 물가 상승세를 꺾어 놨다. 하지만 유가가 오르며 물가가 다시 뜀박질 할 경우 그동안의 고강도 긴축은 수포로 돌아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가가 100달러에 이를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1%포인트 상승한다. 다른 국가도 고유가발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 이럴 경우 금리인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 Fed 인사 중에서도 매파로 꼽히는 레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 참석해 "중국의 앞당겨진 리오프닝으로 인플레이션이 자극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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