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세금계산서 발급' 중견의료기기社 회장 집행유예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의료장비 매매대금을 부풀려 허위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은 혐의로 중견 의료기기 업체 회장과 병원장 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중견 의료기기 업체 H사 회장(71)과 상무이사(50), 거래처 병원장(76)에게 "범행 동기와 결과, 허위로 부풀린 공급가액 등에 비춰 비난가능성이 높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H사 법인엔 벌금 1억원이 선고됐다.
앞서 H사 측은 2014년 11월 거래처 병원에 40억9000여만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납품한 뒤 공급가액을 90억9000여만원으로 과다 기재해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를 받는다.
H사 측은 재판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거짓으로 발급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의료기기 매입원가에 유지·보수비 등 관련 비용, 마진을 더해 매매대금을 정한 것"이라며 "의료장비 매매계약은 매입 원가만이 아니라 장비반입 및 설치비, 시공비, 인테리어비 등 비용도 고려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의료장비 구입뿐만 아니라 거래처의 병원신축 공사자금 등을 위해 그 액수가 부풀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통상의 의료장비 거래처럼 유지관리비용 등이 반영돼 적정하게 산정된 액수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화와 용역에 대한 세율이 동일한 이상, 실제 합계 100억여원 상당의 재화·용역이 제공되는 경우 편의상 유지관리비용을 의료장비대금에 포함해 세금계산서를 발급해도 세금포탈의 결과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사건에선 이전 채무정리 등을 위해 가액이 부풀려진 세금계산서가 작성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의료장비대금을 초과하는 50억여원 상당의 유지관리 등 용역이 실제로 책정돼 제공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이 2013~2015년 신설 병원에 의료기기를 설치한다는 내용으로 허위 계약서를 만들어 이를 토대로 모 캐피탈사로부터 100억여원이 넘는 리스 대출을 받아 편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캐피탈사를 속였다거나, 당시 실제 설치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병원장은 리스계약과 관련해 연체 리스료 등을 모두 완납해 캐피탈사가 실제로 입은 손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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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H사 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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