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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더 쓸쓸해" 노인 우울증…전화 한 통이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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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취약한 노령층
감지 힘들고 증상 모호해
주변인 정서적 지원 중요

설을 맞아 오랜만에 자녀와 함께 명절 연휴를 보내는 어르신도 있지만, 혼자 쓸쓸히 집을 지키는 독거노인도 있다. 온 가족이 화목해야 할 명절이 오히려 외로움의 음영이 더욱 짙어지는 시기인 셈이다. 우울증에 특히 취약한 연령대인 노령층을 향한 각별한 정서적 지원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노인 10명 중 1명 이상은 우울 증상 경험
노인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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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노쇠한 몸에 더 가혹하게 스며든다. 202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전국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13.5%는 우울 증상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국내 노령층 10명 중 1명 이상은 우울 증세가 의심된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울증에 사로잡힐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85세 이상 인구의 우울 증상은 24%로, 노령층 전체 평균보다 10%포인트(p)가량 더 높았다.


왜 노령층은 다른 연령대보다 더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이 클까. 연구원은 노령층이 겪는 우울과 불안의 원인으로 ▲사회적 관계 저하와 고립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퇴직으로 인한 빈곤 ▲배우자와의 사별 등을 꼽았다. 모두 갑작스럽게 사회적 지위를 잃거나, 주변으로부터 단절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행복 호르몬' 분비 힘든 몸…우울증에 더 취약
서울 종묘공원에 모여있는 노인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묘공원에 모여있는 노인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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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우울증은 제때 감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더 치명적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면, 우리 몸은 일명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을 분출한다. 이 신경 전달물질은 우리의 기분, 수면, 집중력 등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기능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노년기의 신체는 이런 신경 전달물질을 활성화하기 힘들다. 그만큼 정서적인 불안이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노인 우울증은 정신적인 우울감보다는 신체적인 불편함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


일례로 보건복지부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정보를 보면, 노인우울증 환자는 "우울한 기분보다는 신체적 불편감을 호소"하거나 "수면 장애, 망상, 기억력 감퇴 혹은 실행기능 저하 등의 인지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자칫 우울증을 다른 질병이나 치매 증상으로 잘못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의 안부 전화 한 통도 큰 힘 된다

다른 병환과 달리 우울증은 조기 발견 및 꾸준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 우울증을 치료하려면 그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사회 활동, 이를 통해 정서적 지원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정서적 지원은 우울증과 치매 발현을 막는 핵심 요소다. 2020년 한규만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60세 이상 노인 4751명을 대상으로 우울 증상 유병률을 낮추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경제활동보다는 사회활동이 노인의 우울감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활동은 노인이 비슷한 관심, 사회적 가치를 갖는 사람과 만나고, 그들로부터 정신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매개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변인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노인을 우울 증상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얼핏 사소해 보일지라도 자녀의 방문, 응원, 전화 한 통이 노인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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