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중고시장 규모 급증
각종 이색 품목 등장
최근 중고거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색 상품들이 판매 글로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공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판매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는 한편,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 시 격리기간 동안 일을 하지 않고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확진자가 착용한 마스크가 중고거래 품목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서 '2022년 공기' 판매
최근 일본의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비닐봉지 판매 글이 여럿 올라왔다. 판매자들은 공기가 든 채로 입구가 묶인 비닐봉지 사진을 올리고 "지난해의 공기가 담겼다"고 주장했다. 사진을 보면 비닐봉지 위에는 '2022', '2022년의 공기'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게시글을 살펴보면 공기가 담긴 비닐 가격은 지난해 연도에 맞춘 2022엔(약 2만원)이 가장 많았고, 2만2000엔(약 21만원)에 판매한다는 글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 같은 '공기 중고 거래'는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로 연호가 바뀐 2019년 당시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선 '확진자 착용 마스크'
국내에도 이 같은 '황당 품목'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자신을 코로나 확진자라고 밝힌 한 판매자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자신이 착용했던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판매자는 마스크 사진 한 장을 첨부하며 "이 마스크 착용하고 숨 크게 들이마셔 코로나에 감염되면 집에서 일도 안 하고 지원금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양성 마스크'의 가격을 5만원이라고 밝혔다.
당시 코로나19에 확진되면 격리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 않고도 급여를 받을 수 있었고,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 증상이 약해졌다는 말이 나오자 이 같은 판매 글도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방역 긴장감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해당 게시글은 삭제됐다.
"인증샷 찍으려고" 명품 쇼핑백·박스
명품 브랜드의 쇼핑백이나 제품 박스, 케이스 등도 중고거래 플랫폼의 단골 상품이 됐다. 본품도 아닌 부속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과시적 소비'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릴 '인증샷'에 활용하기 위한 소비라는 것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보면 인기 제품인 롤렉스 박스의 시세는 20만~30만원대, 샤넬·에르메스 등 쇼핑백의 가격대는 1만~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인테리어 활용 위해…주류 공병
코로나19로 집에서의 활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에 활용할 제품을 중고거래로 찾는 사람도 늘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샴페인·위스키 공병을 활용한 이색적인 실내 장식에 대한 인기가 부쩍 증가했다. 도자기 재질의 위스키병을 꽃병으로 활용하거나 투명한 위스키병에 전구를 넣어 은은하게 밝히는 무드 등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공병 가격은 적게는 3000원에서 비싸게는 6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중고 시장에서 공병은 주류의 가격에 의해 매겨지는 경우가 많다. 정품 케이스가 있는지 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것까지?' 갓 잡은 생선
한 판매자는 보트 낚시로 갓 잡았다는 80㎝ 참돔 판매 글을 올리기도 했다. 판매 글을 보면 판매자가 낚은 생선을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인증샷'도 함께 게시됐다. 위치를 인증해서 가까운 거리를 직거래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이색적인 거래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중고시장 확대는 만국 공통
해외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프랑스 유명 백화점 프랭탕(Printemps)은 2021년 9월 중고 명품 전용 공간인 세컨드 프랭탕(Second Printemps)을 열었고, 미국의 고급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Saks Fifth Avenue)와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영국의 셀프리지스(Selfridges) 백화점 등 해외 백화점들도 최근 중고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들과 협업에 나섰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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