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세네카, '철학자의 위로'<4>
AD
원본보기 아이콘
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한다.
세네카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슬픔과 고통에 빠져 있는 이들을 향해 "젊든 늙든 간에 우리 모두는 이미 죽음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으며, 오래가는 것들이 있을 뿐이다"고 말한다. 글자수 1064자.

[하루천자]세네카, '철학자의 위로'<4> 원본보기 아이콘

아, 자신의 재난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여, 죽음을 자연 최고의 발명이라 칭송하지도 기대하지도 않는구나. 그것이 행복을 품고 있든, 재앙을 쫓아내든, 노년의 지루함과 피로를 끝내든, 꽃이 활짝 피어 있어 더 나은 것들을 바라는 동안 한창 나이의 젊은이를 데려가든, 험한 삶의 단계에 이르기 전에 아이를 다시 불러 가든, 죽음은 모두에게 끝이며 많은 이들에게 치유이며 어떤 이들에게는 소망이 되고, 누구보다 불리기 전에 스스로 결정한 어떤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일이 됩니다.


이러한 죽음은 주인이 원치 않아도 노예를 해방시킵니다. 죽음은 포로가 된 자의 족쇄를 풀어 줍니다. 죽음은 능력이 부족한 권력이 가둔 자들을 감옥에서 꺼내 줍니다. 죽음은 추방당해 늘 조국만 생각하며 그쪽만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어디서 죽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죽음은 모든 것을 평등하게 되돌려 놓습니다. 운명이 공동의 재산을 잘못 나누었을 때,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 자들인데 한쪽이 다른 쪽을 지배하게 했을 때도 말입니다. 죽음 이후에는 누구든 다른 사람의 의지대로 움직일 필요가 없습니다. 이후에는 누구도 자신의 처지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으며, 죽음은 누구에게도 닫혀 있지 않습니다.

죽음은, 마르키아, 당신의 부친이 원했던 것입니다. 저는, 죽음이 있기에 태어나는 것이 벌이 아니며, 그 덕분에 고난의 위협 앞에 무릎 꿇지 않아도 되고, 그 덕분에 정신을 건강하고 자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할 것이 있습니다. 저는 저기 한 가지가 아닌 각양 각색의 고문 방식을 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사람을 거꾸로 매달아 놓고, 누군가는 항문에 못질을 하며, 누군가는 사람들의 팔을 벌려 십자가에 묶어 놓았습니다. 저는 형틀을 보고 있고 채찍을 보고 있으며 그것들은 각각의 도구로 온 사지를 비틀고 있답니다. 하지만 저는 또한 죽음도 봅니다.

AD

저기 잔혹한 적들이, 오만한 시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기에서 죽음도 봅니다. 지배에 신물이 나도 한 걸음만 내디뎌 자유로 건너갈 수 있다면 예속은 힘든 일이 아닙니다. 삶이여, 내가 너를 아끼는 것은 죽음의 호의 덕분이다.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이세운 옮김, <철학자의 위로>(민음사, 1만5000원)

[하루천자]세네카, '철학자의 위로'<4> 원본보기 아이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