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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부동산 경착륙 막는 ‘특단책’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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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심국 자산가치 급락
건설사 줄도산 금융기관 타격

[시시비비]부동산 경착륙 막는 ‘특단책’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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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시장을 짓누르던 대못 규제들이 대거 풀린다. 정부가 규제지역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해제하고 전매 기간도 획기적으로 완화한다. 분양 후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고, 12억원이라는 분양가 보증 기준도 없앤다. 여전히 신중론이 기저에 깔려 있기는 하지만 꽁꽁 언 매수심리 자극을 통해 경기 방어에 적극 나선 모양새다.


출범 이후 상당 기간 집값 하락세를 반기는 듯하던 입장을 내비쳤던 것과는 180도 달라졌다. 실제로 일련의 집값 하락 흐름을 정상화 과정이라 치부하며 "현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곤 했다. 물론 대책 제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완전히 얼어붙은 시장 심리에는 별 소용이 없었다. 지금까지 이뤄진 정부의 규제 완화 형태가 시장의 눈치를 보며 후행적으로 이뤄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집값이 더 내려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은 불과 몇 개월 만에 최근 2년 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급락했다. 이 같은 집값 급락, 즉 자산 가치의 급락은 우리나라 가계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세계에서 이례적인 ‘부동산 중심국’이다. 선진국의 경우 전체 자산에서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은데,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려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가계는 부동산으로 64.4%, 금융자산으로 35.6%를 보유하고 있다. 자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부채는 올라가게 되고 소비는 바닥을 보이게 된다.


2차 타격은 건설사의 줄도산 우려다. 청약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분양률이 급감했고 돈줄이 말라 부동산 PF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 부실은 금융기관으로 전이돼 악순환이 반복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지난해 9월 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는 2696조6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25.9%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보다 649조1000억원(31.7%)이나 뛰었다.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부동산 시장은 암울하기만 하다. 지난해 ‘역대급’이란 말로 점철된 부동산 시장의 폭락세는 바닥을 모른 채 지속되고 있다. 집값이 수억 원 떨어지며 불과 몇 개월 만에 반토막 났다는 아우성은 이제 한 두 곳에서만 들리는 소리가 아니다. 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으며 주택 매매량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분양 물량은 6만 가구에 육박하고 있다.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새롭지 않다. 올해 집값에 대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5%, 주택산업연구원은 3.5% 하락할 것이라 내다봤다. 시민 10명 중 8명이 올해 집값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불안 틈새를 노린 전세 사기마저 들끓으며 시장 자체를 대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백약이 무효한 시장 심리를 완전히 바꾸기 위해서 과감한 충격 요법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인 프랭클린 D.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은 좌파 정책이라며 끊임없이 비난받았지만 결국 대공황으로 쓰러졌던 미국 경제를 회복세로 돌렸지 않았나.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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