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상급자 구애, 부하 직원에겐 폭력"
직장인 10명 중 7명 "사내 연애 금지 규정 만들자"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사내 연애를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감독·평가 권한을 가진 조직 내 상급자의 일방적 구애는 부하 직원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어서다. 두 사람 간 특정 관계가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 구글, 맥도날드 등 해외 기업들은 사내 연애 금지 내규를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22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최근 3개월간 직장 젠더폭력 신고센터에 접수된 총 25건의 피해 신고 현황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강압적 구애가 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성추행 등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이 6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밖에 지나치게 외모에 간섭하는 외모 통제 5건, 악의적 추문 3건 등이었다.

제보자 A씨는 "사장이 옆자리에 앉아 일을 알려준다는 핑계로 허벅지에 고의로 손을 올렸다"며 "이후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사과 요구를 하니 사장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차라리 벌금을 내고 말지 그렇게는 못 하겠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5인 미만 사업장에 다니는 B씨는 "상급자가 단둘이 저녁을 먹자고 여러 번 요구해 어쩔 수 없이 회식을 한 일이 있다"며 "식사 후 귀가하는 차 안에서 (상급자가) 모텔에 가자고 서슴없이 말하더니 강제로 끌어안고 볼에 키스했다"고 토로했다.


사내 연애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배경에는 원치 않는 일방적 구애가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특히 우월적 지위에 있는 상급자로부터 구애받았을 경우, 이를 거절하기 어렵거나 거절하면 불이익을 입는 등 2차 피해를 볼 우려가 있어서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10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선·후임 간 연애를 금지하는 취업규칙을 제정하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구글·맥도날드가 '사내 연애' 금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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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외 여러 기업에는 상급자와 부하직원 간 연애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인사 규정이 마련돼 있다. 앤디 루빈 등 사내 성추행 이슈가 계속되던 구글은 2020년부터 상사와 부하 직원 간 연애를 금지했다. 맥도날드 역시 직·간접적으로 보고 관계에 있는 직원 간 사내 연애를 일절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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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방송에는 '상급자는 자신과 사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을 고용하거나 감독하는 관계에 있을 수 없고, 만약 그러한 관계에 있는 사람과 사적인 관계를 맺게 되면 이를 인사팀에 보고해야 한다'는 인사 규정이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제프 저커 CNN 사장은 앨리슨 골러스트 부사장과 연인 관계임이 밝혀져 사임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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