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결심' 못하는 최태원 "中, 넘버원 경제파트너…韓이 룰 못 정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송년 간담회
[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한·미·일 동맹도 중요하고 미국과의 안보 동맹관계도 안보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니 소홀히 할 수 없다. 또 '넘버원' 경제파트너는 중국이다. 중국을 소홀히 하고 배척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우리도 노력하겠지만 솔직히 그런 문제(미·중 갈등)는 우리에겐 초이스(선택권)가 없을 경우가 있다. 그 룰을 우리가 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연 송년 기자 간담회에서 '새로운 작은 시장을 확보하기보다 기존의 큰 시장을 얼마만큼 유지하느냐도 중요할 텐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경영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지만 중국 시장 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그는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를 같이 택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모든 산업에 똑같이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특정 분야, 특정 형태들에 그런 것이 일어나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잘못하면 확산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큰 시장이 어느 국가, 산업인지 지목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를 올해보다 50% 줄이기로 했고, 미국이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에 들어가면서 '중국 반도체' 시장을 거론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D램, 다롄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90%가 D램, 낸드 같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나온다. 전체 D램의 절반가량을 우시 공장에서 만든다. 중국 시장이 사라지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주변국인 일본과 과거사 문제와 별개로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피력했다. 최 회장은 "지금 같은 G2 갈등이 심해지면 주변 국가들은 스스로 조금 더 결속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경제가) 추워졌고 별 해법도 없는 상황에서 시너지를 같이 내고 이야기하기 좋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과) 과거사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건 그것(일 뿐)"이라며 "미래를 어떻게 걱정하고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이익 공유에 관한 얘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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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붕괴를 영화 '헤어질 결심' 제목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특정 국가, 산업과의 관계를 확 끊어버릴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다. 최 회장은 "내가 '헤어질 결심(공급망 붕괴)을 했으니까 이 사람 안 본다고 이야기를 팍 끊는 게 아니라 이건 하고 저건 안 한다는 복잡한 형태로 흐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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