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채권국 일본, 해외 주식·채권 투자금 3조달러
BOJ, 금리 변동 상한선 올린 후 미국 등 주요국 국채 금리 ↑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양적 완화 정책의 마지막 보루였던 일본이 깜짝 발표를 통해 사실상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 채권 시장에 투자한 일본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구로다(일본은행) 쇼크가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행, 연기금 등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채권에 투자한 자금은 3조 달러(한화 약 3870조원)를 넘어서는 규모로 추산된다. 일본의 미국 주식, 채권 보유량만 현재 1조5000억달러(약 1940조원) 이상이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3%로 추산되는 규모다. 여타 국가에도 일본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일본이 네덜란드 주식, 채권에 투자한 금액은 이 국가 GDP의 9.5%에 달하고 호주(GDP 대비 8.3%), 프랑스(7.5%), 영국(4.6%), 벨기에(4.5%), 캐나다(4.1%)에도 일본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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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글로벌 금융 시장의 큰 손인 일본이 전날 사실상 금리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긴장감이 높아졌다. 전날 일본은행(BOJ)은 장기 국채금리 변동 폭을 종전 ±0.25%에서 ±0.50%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10년간 '아베노믹스'란 이름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해 왔지만 주요국의 금리인상 움직임 속에 엔화 가치 하락, 물가 상승을 버티지 못하고 금융 완화 정책 수정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 연기금 등 일본 투자자들이 값싼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앤케리 트레이드 자금을 청산하고, 본국으로 자금을 회수할 여지가 높아졌다.


아미르 안바르자데 애시메트릭 어드바이저스 전략가는 "일본의 금리인상 허용으로 해외에 있는 일본 자금의 본국 송환 쓰나미를 보게 될 수 있다"며 "거대한 움직임의 변화"라고 말했다. 일본 투자자의 자금이 많이 유입된 국가들일수록 일본은행의 통화 완화 기조 수정에 취약해질 수 있는 것이다. 신흥국을 포함한 자산시장에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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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일본은행의 조치 이후 금융시장은 '구로다 쇼크'란 말이 나올 정도로 크게 흔들렸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7%로 3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영국 10년물 국채(길트) 금리는 0.1%포인트 오른 3.6%, 독일 10년물 국채(분트)도 상승해 2.27%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투자자들은 이번 일본은행의 조치가 일본 기관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도를 촉발시킬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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