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고수했던 일본은행(BOJ)이 장기금리의 변동 폭을 높여 사실상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BOJ의 결정에 달러엔 환율과 증시가 2% 넘게 하락하면서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20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BOJ는 이틀간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마치고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수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BOJ는 장기금리를 '0~± 0.25% 정도'였던 변동 폭을 '± 0.5% 정도'로 변경키로 했다. 단기금리는 기존대로 -0.1%를 유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장기금리의 상한선이 0.5%로 올라간다는 점에서 사실상 금리 인상의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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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는 장기 금리 변동 폭을 확대한 것과 관련해 "시장 기능이 저하되고 있으며 (기존 정책이)기업의 자금 조달 등 금융 환경에 악영향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BOJ는 2016년부터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가 0%에서 0.25% 사이로 움직일 수 있도록 무제한으로 국채를 매입하는 이른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펼쳐왔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이 정책이 물가상승 폭을 확대하고 엔화 약세 현상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12월 이래로 9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미·일 금리 격차가 벌어지자 엔화 매도세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지난 10월에는 달러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을 돌파하면서 32년 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BOJ는 통화정책을 완전히 긴축 방향으로 틀지는 않았다. 단기 금리는 기존대로 마이너스 0.1을 유지하고 시중에 통화량을 늘리고자 지수 연동형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는 조치도 지속하기로 했다.


BOJ의 결정에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장기금리 변동 폭을 확대하겠다는 발표 이후 엔화 가치는 상승세로 전환했다. 오후 2시 25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전장 뉴욕 대비 2.2% 하락한 133.20를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BOJ의 결정에 0.25%에서 0.43%로 상승했으며 닛케이225 지수는 오후 2시 20분 기준 26466.63을 기록하며 전장 대비 2.71%가 하락했다.


앞서 블룸버그가 47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다수의 응답자는 이번 통화정책에서 별다른 정책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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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는 BOJ의 결정과 관련해 "올해 BOJ가 완화적 통화정책 수정에 대해서 부정하는 입장을 밝혀왔기에 이번 대응에 놀라고 있다"면서도 "통화정책의 일부 수정으로 미·일 금리차가 축소돼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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