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은행채 발행 정상화되나…금융당국 '그린 시그널'
'시장 안정' 판단한 당국, 은행채 제한적 발행 허용
은행들 "자금조달 하려면 내년 1분기 순발행 가능해야"
LCR규제 강화 유예 내년 6월 종료
금융위 "연초 기관투자자 돈 풀면 시장 나아질 것"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 10월부터 자제령을 내렸던 은행채 발행을 제한적으로 풀어주면서 내년 1분기에는 은행채 발행이 정상화될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얼어 붙었던 채권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은행 유동성 규제(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가 강화되면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수요 꿈틀…신한 4.30%, 우리 4.23% 민평보다 낮아
20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12월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총 2조2700억원(KB국민은행 2400억원, 신한은행 5000억원, 우리은행 6200억원, 하나은행 4400억원, NH농협 4700억원)이다. 금융위는 차환용 은행채 발행을 재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1월과 이후 만기도래분에 대해서는 시장상황을 보아가면서 발행 시기와 규모는 분산·조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과 금융권은 이날 은행채를 발행하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은행채 금리가 민간채권평가회사들이 책정한 평균금리보다 낮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만큼 채권 수요 심리가 살아났다는 의미한다. 신한은행(2500억원) 은행채 금리는 4.30%, 우리은행(2800억원) 은행채 금리는 4.23%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채 1년물 기준으로 민평 평균 금리는 4.5% 남짓 정도인데 이보다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며 "CP(기업어음)을 포함해 채권 금리가 점점 낮아지면서 시장이 안정화 돼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 "발행 단계적 정상화 필요"
당국 "연초에 채권시장 자금 유입 되면 나아질 것"
은행들은 내년 1분기부터 은행채를 제한없이 발행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10월부터 은행채 발행을 사실상 중단시킨 건 은행채로 몰렸던 자금을 여신전문금융회사나 회사채 시장으로 돌리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은행채 순발행액은 11월 마이너스(-) 3조2100억에서 12월(1~19일) -7100억원으로 두달 연속 뒷걸음쳤다. 당장은 금융위원회가 차환용 은행채 발행 재개로 숨통을 터준 정도지만, 은행들은 내년 6월 LCR 규제 강화에 대비하고 기업대출 수요도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은행채 발행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과 은행채가 은행의 대표적인 자금 조달 방법인데, 예적금 금리도 당국이 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에 은행채 발행은 단계적으로 하도록 해줘야 한다"며 "당국이 은행 자금 조달수단을 막으면서 LCR 비율도 떨어졌다"고 했다. LCR이란 30일간 은행의 순 현금 유출액에 비해 예금과 국공채와 같은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얼마나 가졌는지 보여주는 유동성 지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은행의 여유자금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4대 은행의 10월 LCR은 일제히 100%를 훌쩍 넘겼지만,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은행채 발행을 줄이고 예·적금 금리까지 내리면서 자금 유입이 원활하지 않자 한 달 만인 11월엔 90%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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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은행채 발행 재개 조치는 시장 경색이 좀 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여주는 것과 은행 자금 조달의 급한불을 끄기 위한 두 가지 목적이 있다"며 "내년에 금리상승이 추가적으로 예정돼 있고,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들도 많다는 우려가 있지만, 연말 북 클로징했던 기관투자자들의 돈이 연초부터 풀리면 자금시장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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