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체포된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MIT 졸업한 수재…'코인' 투자로 억만장자 반열
FTX, 부실 의혹 제기 후 단 10일 만에 파산
30대 억만장자서 한 순간에 감옥행 위기 몰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바하마에 은신 중이던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결국 체포됐다. 고객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됐다. MIT 물리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20대의 나이에 수십조원대 순자산을 이룩해 '코인계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던 뱅크먼프리드는 FTX 파산 보호 신청 후 단 한 달 만에 억만장자에서 범죄자로 몰락하고 말았다.
MIT 졸업한 천재 물리학도…코인 투자로 억만장자 올라
뱅크먼프리드는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모두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로, 그 또한 미국의 대표 명문대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퀀트(Quant·프로그래밍 기반 투자) 거래로 유명한 '제인 스트리트 캐피탈'에 취직해 자산투자업 경험을 쌓았다.
그가 암호화폐 업계에 두각을 드러낸 것은 2017년 암호화폐 거래 회사 '알라메다 리서치'를 공동 설립하면서다. 퀀트 투자에 특화된 알라메다 리서치는 암호화폐 기반 자산에 투자하며 급성장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이런 성공을 발판 삼아 2019년 암호화폐 거래소 'FTX'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FTX는 암호화폐 붐을 타고 순항했다. 출범 당시만 해도 FTX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대에 불과했으나, 단 3년여 만에 세계 2, 3위를 다투는 거대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초 기업 가치는 320억달러(약 41조원)에 육박했고 이에 따라 창업자인 뱅크먼프리드의 순자산도 포브스 집계 기준 205억달러(약 26조원)로 추정됐다. 단 30세의 나이로 세계 최고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것이다.
자전 거래 의혹 제기 이후 단 10일 만에 파산 신청
FTX를 통해 수십조원의 자산을 쌓아 올린 그는 떠오르는 신흥 부자로 취급받으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유명 인사와 함께 나란히 앉아 암호화폐의 미래를 두고 토론했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며 미 언론, 연예인, 정치인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코인계의 워런 버핏'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그의 막대한 성공은 지난달 신기루처럼 증발해 버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월2일(현지시간) 미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가 FTX의 자전 거래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FTX는 자체적으로 암호화폐 'FTT'를 발행해 거래했는데, 이 FTT를 뱅크먼프리드의 또 다른 기업인 '알라메다 리서치'가 매입해 담보로 삼아 대출 사업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계열사끼리 보유한 자산을 서로 매도·매수하며 그동안 몸집을 불려온 셈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FTT의 가치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뒤이어 FTT를 발행하는 FTX에 대해서도 유동성 부실 의혹이 제기됐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이 "보유한 FTT를 모두 매도하겠다"고 하자 투자자들의 신뢰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FTX를 이용하던 고객들은 서둘러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인출하기 시작했다. 결국 의혹 제기 이후 단 10일 만에 FTX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바하마서 체포…사기 등 혐의로 기소될 듯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일부터 12일까지 벌어진 뱅크런 도중 뱅크먼프리드가 고객 예치금 일부를 투자금으로 이용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미 금융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은 의혹을 전하며 "FTX는 160억달러 상당의 고객자산 중 절반 이상을 알라메다 리서치에 빌려줬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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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불거지는 동안 뱅크먼프리드는 바하마 올버니에 있는 자택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뉴욕타임스(NYT), WSJ 등 여러 해외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해 "고객 자금을 고의로 유용하지 않았다. 내 계좌엔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뿐"이라고 항변했으나, 결국 12일 바하마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미 검찰, 금융당국 등은 뱅크먼프리드를 사기, 자금세탁 등 혐의로 기소를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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