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카를로스 곤 닛산 전 회장 '악기 가방'에 숨겨 탈주시킨 부자
일본서 14개월간 수감…"실외에서 보낸 시간 15시간 미만" 주장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의 일본 탈주에 도움을 준 미국인이 일본에서 고문 수준의 수감 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1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요코하마의 한 교도소에서 14개월간 복역하고 지난 10월 석방된 피터 테일러(29)가 "의심할 여지 없이 고문과 같은 처우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 12월 곤 전 회장의 의뢰를 받아 약 15억원을 받고 미국 특수부대 출신인 부친 마이클 테일러와 함께 탈주극을 계획했다. 이들은 악기 상자 속에 곤 전 회장을 숨긴 후 '위탁 수하물'로 만들어 전용기를 통해 그를 레바논으로 탈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들 부자는 인터폴의 수배를 받던 2020년 5월 미 보스턴에서 체포됐으며 일본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지난해 요코하마의 한 교도소로 넘겨졌다. 당시 이들은 범죄인 인도 중지 소송을 내며 "일본에서 반드시 고문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일러는 출소 후 "수감 기간에 실외에서 보낸 시간이 총 15시간도 되지 않아 비타민D 결핍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교도소에서 몸무게가 18㎏ 줄었고, 교도소 의료진이 발가락 감염을 치료해주지 않아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걷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일러는 또 투옥 후 독방 생활을 하는 동안 책과 침대 시트까지 뺏기는 등 불공정한 대우를 당했으며, 단식투쟁을 하겠다고 하자 일주일 만에 책을 돌려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난 아무것도 없는 콘크리트 감방에 갇혔다"면서 "일본의 독방 감금을 이겨낸다면 평생 당황할 만한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폭력 범죄로 그런 처우를 받게 된 사람이라면 탈출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곤 전 회장의 탈주를 옹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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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연봉을 축소 신고하는 등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혐의로 공항에서 긴급 체포된 후 구속됐다. 그는 10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2019년 3월 풀려난 후 재구속, 추가 보석 청구를 거쳐 4월에 조건부 석방된 후 가택연금 상태로 당국의 느슨한 감시를 받았다. 이후 테일러 부자의 도움을 받아 모국인 레바논으로 탈출했다. 레바논과 일본은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그는 아직 레바논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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