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文정부 공공기관장들…공운법 개정 논의 주목
여야, 대통령·공공기관장 임기 일치 필요성 공감
적용 대상·임기 등 각론 협의해야…일각선 "일괄 교체시 혼란 우려돼 선별 교체해야"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이 '알박기' 논란 속에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면서,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법 개정 논의에 이목이 쏠린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전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맞추는 쪽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임 원장은 문 대통령 재임 중인 지난해 9월 에너지경제연구원장으로 임명됐다.
임 원장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정부 산하 기관장은 대통령과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 본인의 오랜 지론"이라며 "이제는 법 따로, 현실 따로인 공공기관장 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대통령과 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공운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 문제로 소모적인 정쟁, 국정 낭비가 되풀이되는 만큼 미국처럼 정치적 임명직에 해당하는 공직은 정권 교체시 물러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설계자인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지난 7월 사임을 요구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공개 비판한 뒤 사의를 표명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운법 개정안(정우택 국민의힘 의원, 오기형·김두관·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이 논의중이다. 여야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3+3 협의체가 이달초 한 차례 이 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향후 적용 대상,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현재 기관장들의 거취 등을 놓고 입장차만 확인한 상태다.
향후 공운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여야는 적용 대상, 임기, 예외 등 각론을 놓고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대통령 임기와 일치시킬 공공기관장의 범위다. 현재 공기업·준정부기관장 자리는 130개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위는 70개, 장관 등 주무기관의 장이 임명하는 직위는 60개다. 정우택·김두관 의원안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기관장으로 적용 대상을 제한한 반면, 오기형·김성환 의원안은 대통령과 주무기관 장이 임명하는 기관장까지 범위를 넓혔다. KDI를 포함한 국책연구기관,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기타공공기관을 적용 대상에 포함할지도 관건이다. 기타공공기관을 대통령 임기 연계 대상 기관에서 배제하면 홍장표 KDI 원장 사태가 재발할 우려가 있어서다. 대통령 임기 연계 예외 적용과 근거 규정 마련, 시행 시점 등도 논의가 필요하다.
국정철학 공유와 효율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 일치를 논의할 때가 됐지만, 일각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문성에 대한 고려 없이 정권 교체시 모든 공공기관장이 바뀌면 혼란이 초래될 수 있는 데다 기관의 자율성,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도 공운법 개정안에 대해 잦은 임원 교체에 따른 사업 연속성 저해, 사실상 임기 단축으로 인한 직무 해태 등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한 정부 관계자는 "130명의 공공기관장을 동시에 교체하면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전 정권에서 임명돼도 전문성이 뛰어난 공공기관장들이 있는 만큼 정권 교체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선별해 공공기관장 일부를 교체하는 식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