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티요 탄핵 반대시위에 유혈사태 발생
정치신인 볼루아르테, 정국 수습할지 미지수
18개월 연속 8% 넘는 물가급등세…경제난 지속

[글로벌포커스]대통령 탄핵에도 성난 페루 민심…물가 잡아야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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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축출된 페루의 정정불안이 계속 심화되고 있다. 탄핵 직후 경찰에 체포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멕시코로 망명하겠다고 밝히면서 페루 정정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페루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올라선 디나 볼루아르테 신임 대통령의 정치력도 현재 국정상황을 정리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정치경력이 이제 4년 밖에 되지 않은 정치신인이고, 현재 정정불안의 주요 원인인 경제난을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없어 차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또다시 탄핵, 축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스티요 탄핵 반대시위…유혈사태 지속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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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는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항의시위가 격화돼 유혈사태로 확대되고 있다. 수도 리마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일 페루 일간 안디나 등에 따르면 카스티요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전날부터 수도 리마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여 지금까지 1명이 숨지고 경찰관을 포함해 20여명이 다쳤다.


시위대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타이어를 불태우며 정치적 무능을 사유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을 한 의회를 성토했다. 이들은 볼루아르테 대통령을 "권력 찬탈자"라고 비난하는 한편 조기 대선·총선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페루 경찰청은 성명을 통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한다"며 "경찰은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고, 어떤 형태로든 폭력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탄핵으로 축출된 직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반란·음모 혐의로 7일간 예방적 구금 명령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해 페루 역사상 최초의 농민출신 대통령이란 이미지로 지지를 받아 7월 대선승리를 통해 취임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 투표 전 ‘의회 해산’을 선언하는 등 반격을 노렸으나 취임 16개월 만에 결국 축출됐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앞으로 멕시코로 망명할 계획이라 그의 망명이 받아들여질 경우 페루 정정불안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 9일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파블로 몬로이 페루 주재 멕시코대사와 만나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멕시코로 망명하겠다는 신청서를 전달했다. 해당 변호인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사법기관의 근거 없는 박해를 받고 있다"며 "국가의 모든 기관을 장악한 이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완전히 고립됐다"고 신청서에 게재했다. 멕시코 정부는 해당 망명을 받아들일 전망이다.

◇정치신인 볼루아르테 대통령…잔여임기 채울지 미지수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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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페루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된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과연 혼란을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2018년에야 정계에 입문한 신출내기 정치인으로서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지지기반은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변호사 출신인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2018년 리마 수르키요구 구청장선거에 출마해 처음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그는 해당 선거에서 4%도 안 되는 지지율로 낙선했으며, 2년 뒤 의회 보궐선거에서도 낙선했다. 본인의 정치적 지지기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지난 대선 때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지목돼 중앙정계로 진출한 바 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일명 ‘국민통합정부’라는 임시 정부를 만들어 정국 혼란을 잠재우려하고 있지만 정치적 불안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민들의 조기 대선 실시에 대한 요구도 강하다. 지난달 페루문제연구소(IEP)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시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87%에 달했다.


이로 인해 페루 안팎에서는 그가 2026년 7월까지로 예정된 잔여임기를 모두 채우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페르난도 투에스타 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2026년까지 임기를 유지하는 데 있어 행정부와 입법부 두 부분이 중요하다"며 "한 부분(행정부)은 해결됐지만 의회는 여전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심 이반시킨 물가급등 잡아야 정치도 안정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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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정권 유지와 정정불안 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수습해야 할 문제는 물가 급등 문제로 손꼽힌다. 주요 생필품 가격에 이어 주식인 감자까지 생산이 급감하면서 민심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CNBC에 따르면 남미 페루 중앙은행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축출된 지난 7일 기준금리를 7.5%로 종전보다 0.25% 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페루 중앙은행은 이로서 17회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했다.


페루 중앙은행은 식품과 전기요금을 중심으로 계속 심화되는 물가급등세를 억제할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리마 수도권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45%나 치솟았다. 직전 고점인 지난 6월 8.81%에서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10월 8.28%를 웃돌았다.


페루의 CPI는 페루 중앙은행의 목표 상한치인 3.0%를 18개월 연속 대폭 상회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비료와 연료유가 급등한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페루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물가상승율이 목표 범주로 돌아오는 건 내년 4분기에야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세계 경제환경에 관해선 선진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저성장, 국제적인 마찰과 갈등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주식인 감자 흉작도 민심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페루의 감자파종은 전년보다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러시아 비료 의존도가 75%인 페루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비료가격이 전년보다 3~4배 치솟아 농가의 감자파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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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에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명령으로 페루 해군이 인근 도서지역에서 새똥을 모아 비료를 공급하는 대안까지 발표했으나 생산량이 전체 비료수요의 4~5% 정도에 불과해 비료가격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비료공급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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